10억달러(약 1조원)의 가치가 넘는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ㆍ기술(IT)기업들이 최근 급증해,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금리로 사모펀드 자금 조달이 쉬워졌고, 러시아 출신의 유리 밀너 등 해외 ‘큰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 온라인 스크랩 사이트인 핀터레스트는 설립 3년 만에 15억달러짜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트위터는 지난달 가치가 9억달러를 넘어섰다. 유명 벤처캐피털사인 세콰이어캐피탈의 짐 괴츠는 “(실리콘밸리에) 1년 뒤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기업이 100개를 웃돌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마트폰, 클라우드 기술 등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실리콘밸리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또 현재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기업들이 과거 닷컴 버블 당시와 달리 탄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자금 흐름이 원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용 데이터 보안업체인 지스케일러(Zscaler)나 데이터 분석ㆍ예측기업인 팔란티르(Palantir)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실리콘밸리의 거품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1986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기업공개(IPO) 당시 7억7800만달러(현재 화폐가치로 16억달러), 1997년 아마존이 4억3800만달러를 기록한 것에 견줘 봤을 때 과도한 성장세라는 지적이다.

상장한 지 4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절반으로 주저앉은 페이스북을 비롯, 소셜 거래업체 그루폰ㆍ집카 등을 예로 들며 거품이 꺼지면 기업가치가 폭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