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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곡 어몽룡, 매창 조지운의 매화그림…봄이 머잖았네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곧은 매화 줄기가 하늘로 솟아오른다. 뽀얀 매화가 줄기 사이로 수줍게 피었다.
선조 어간에 활동했던 16세기 선비화가 설곡 어몽룡(雪谷 魚夢龍, 1566-? )이 먹으로 그린 매화그림, ‘묵매도’이다.

설곡은 판서 계선(季瑄)의 손자이자, 군수 운해(雲海)의 아들로 1604년(선조37)에 진천현감을 지냈다. 그림에도 소질이 뛰어나 묵매(墨梅)에 특히 능했다. 그는 이정(李霆)의 묵죽(墨竹)과 황집중(黃執中)의 묵포도와 함께 당시 ‘삼절(三絶)’로 불리기도 했다. 중국인 양호(楊鎬)도 그의 묵매도를 보고 ‘화격(畵格)이 가히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다만 거꾸로 드리운 모습이 없어 유감이라고 평했다.

설곡의 묵매는 굵은 줄기가 곧게 솟아나는 간소한 구도와 단촐한 형태, 고담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이러한 화풍은 훗날 조속, 오달제, 조지운 등 후대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대표작으로는 ‘월매도(月梅圖)’(국립중앙박물관 소장)가 있다.
특유의 직립식 구도로 묵매화에 새로운 전통을 형성한 설곡의 그림은 서울 대치동의 포스코 미술관에서 6일부터 만날 수 있다. 


포스코미술관은 ‘미술로 보는 인문학2: 매화 피어 천하가 봄이로다’전을 오는 3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이 전시에는 설곡 어몽룡 외에도 매창 조지운(梅窓 趙之耘, 1637~?), 표암 강세황(豹菴 姜世晃, 1713~1791),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 1745~?), 유산 정학연(酉山 丁學淵, 1783~1859), 우봉 조희룡(又峯 趙熙龍, 1797~1859) 등 16세기~20세기초 화가들의 작품이 내걸렸다. 출품작은 매화를 주제로 한 묵매도와 첩, 병풍 등 총 90여점에 이른다.

한편 미술관은 미술관 앞 정원에 백매와 홍매나무를 식재해 전시기간 중 매화의 개화를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 부대행사로 ‘위대한 아마추어 토요특강’을 2월16일과 3월9일 두차례 개최한다.
화가 강미선씨의 지도 아래 매화도를 그려보는 시간을 갖는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참가대상은 초등학생으로 국한했다. 선착순 접수마감. 전시 관람료 없음. 02)3457-1665


이영란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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