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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엉킨 역사의 퍼즐 찾기…‘中 화약고’ 신장을 들여다보다
2009년 197명이 숨지고 1700여명의 부상자를 낸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에 대항해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시위와 폭력사태가 이어지면서 중국의 화약고로 불린다. 소수민족 차별과 경제 성장에서의 소외, 중국 정부의 민족 동화정책 등이 저항의 이유로 꼽히지만 신장지역의 역사적 특수성에 기인한다는 게 투르키스탄 전문가 제임스 A 밀워드 조지타운대 교수의 견해다. 오래전 서역으로 불렸던 신장은 지금까지 동서문명의 가교라는 측면만 강조되고 신장 자체는 무시돼온 측면이 있다. 신장에 대한 마땅한 역사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밀워드 교수의 ‘신장의 역사’(사계절)는 신장의 통사를 다룬 유일한 개설서로 의미가 있다. 고대에는 어떤 부족이 살았고, 언제부터 중국의 역사에 등장했으며, 중국 사회주의 정책 아래 이슬람교도인 위구르인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유라시아의 교차로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신장의 민족이 다양한 외부세력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만들어간 역사에 주목한다. 토하라어ㆍ투르크어ㆍ중국어ㆍ소그드어 등 다양한 언어와 대승불교ㆍ소승불교ㆍ조로아스터교ㆍ네스토리우스기독교ㆍ이슬람교 등 다종교, 한ㆍ당ㆍ카라한 조ㆍ몽골제국과 후예들, 증가르 카자흐ㆍ청 등 다민족 사회인 신장의 역사는 그야말로 문화의 용광로나 다름없다.

저자는 신장의 현재 불안한 정치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며 신장의 분리독립운동과 중국의 신장정책에 등거리 시각을 유지한다. 그렇긴 해도 이 지역 주민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은근한 속내는 슬쩍 비친다. 책에 등장하는 모델 셋이 그것. 중국 당국에 항해 망명의 길을 택한 라비예 카디르, 이방인의 땅에서 엄청난 재산을 모아 갑부가 된 한족 쑨광신, 최고난도의 상황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각종 기록을 경신하는 위구르족 줄타기 곡예사 아딜 호슈르 등이다. 이 가운데 저자는 고향에 남아 최선을 다하는 아딜에서 신장의 미래를 보는 듯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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