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미국을 만든 책, 책을 만든 미국
문학작품으로 보는 미국의 민낯
[북데일리]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 25선이 한 자리에 모였다. <미국을 만든 책25>(알에이치코리아.2013)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명작들을 분석해 미국을 말하는 책이다.

책은 미국의 대표적인 영문학자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토마스 C. 포스터가 저자다. 그는 뚜렷한 주관으로 미국적 신화의 근원이 된 문학작품을 선별했다. 그가 꼽은 책들은 <프랭클린 자서전>, <주홍 글자>, <허클베리 핀의 모험>, <위대한 개츠비>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작품이다. 이에 반해 그의 거침없는 평론은 특유의 냉소적인 문체로 드러난다. 독설과 찬사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멋지게 구현하는 모습은 문학으로 미국의 민낯을 맛보게 한다.

예컨대 제니스 모니스 쿠퍼, 너내니얼 호손, 루이자 메이 알코트 등에 대한 독설은 진수를 발휘하고 마크 트웨인이나 윌트 휘트먼, 허먼 멜빌 같은 작가들의 대작을 두고 존경과 찬사를 보내는 것이 그렇다. 이 가운데 몇 가지만 들여다보자.

먼저, 명작에 당당히 올라있는 너내니얼 호손의 <주홍 글자>가 그 대상이다. 저자는 주홍글자의 전반을 설명하며 다음과 같은 평을 남겼다.

‘호손은 결말 직전까지는 모험적인 사상 소설을 써오다가, 결말에 이르러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주홍 글자>를 전통적인 소설로 만들어 버렸다. 어렵게 얻은 헤스터의 개인주의, 군중심리에서 벗어나기, 자급자족 등의 교훈은 사라져버렸다.’-70쪽

그가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은 장엄한 결과 뒤에 서려있는 내용과 화자의 서술 때문이다. <주홍 글자>의 등장인물인 헤스터의 사람이 가치 없는 대상(딤스데일)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것과 딤스데일의 마지막 행동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녀의 인생에 아무런 형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 딤스데일이 보상받을 만한 게 없다는 것을 화자가 간과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 대한 찬사와 존경은 남다르다. 저자는 이 책이 없었더라면 그 후 많은 위대한 책들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 말했다. 그가 트웨인의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다음 대목을 통해 알 수 있다.

‘트웨인이 이 소설에서 추구하는 것은 일종의 핍진성, 현실 생활에 대한 충실성이었다. 이 책은 노예제를 반대하는 논문이 아니고 그렇게 될 필요도 없다. 트웨인이 다루는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철저한 인종차별주의의 태도, 흑인은 백인보다 유전적으로 열등하다는 생각, 흑인은 사람이라고 불 수 없다는 편견이 그런 문제다’-166쪽

책은 이처럼 미국문학의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미국의 면면을 다룬다. 문학 평론가 정여울 씨의 감상평은 이 책의 가치를 대변한다. “이 책은 있는 그대로 미국을 깊이 있게, 날카롭게,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문화적 프리즘으로서 멋진 역할을 할 것이다.”- 표지 중에서

[북데일리 제공]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