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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세 피아니스트의 ‘삶의 예찬’
‘나는 여전히 인생이 고마워요. 인생은 선물입니다.’ ‘나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처지가 나빠도 우리에겐 삶에 대한 태도를, 심지어 기쁨을 발견하고 선택할 자유가 있습니다.’

세계 최고령 피아니스트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111세의 알리스 헤르츠좀머가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는 현재에서 최선의 것을 구하고 감사하라는 것이다.

피아니스트이자 음악감독인 캐롤라인 스토신저가 한 세기를 살아온 헤르츠좀머와 2004년부터 2011까지 7년간 인터뷰를 진행해 엮은 회고담 ‘백년의 지혜’(민음인)는 무엇이 인간을 강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가를 생으로 보여준다.

1903년 프라하에서 태어난 알리스는 부유하고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내며 브람스, 리스트, 쇼팽 등 불후의 거장을 사사한 제자로부터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 1943년 알리스와 남편, 아들은 나치에 의해 테레진 수용소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수많은 예술가와 지성인이 허기와 질병, 고문에 죽어갔지만 테레진에 억류돼 있는 동안 알리스는 동료 수감자를 위해 100회 이상 연주하고 어린이들에게 비밀리에 피아노 교습을 했다. 테레진에서 어머니와 남편, 친구를 나치에 잃었지만 알리스는 슬픔에 오래 머물러 있거나 나치를 증오하는 데 자신을 소비하지 않았다.

이스라엘로 이주해선 하우스 콘서트를 열며 새 삶을 개척한다.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여든이 넘어서는 런던으로 터전을 옮기지만 아들이 돌연사를 당한다. 개인사적으로 누구보다 불행했지만 그는 늘 생에 감사하고 주어진 하루에 기뻐한다고 말한다.

알리스의 회고담은 끔찍한 전쟁과 수용소에서의 어두운 그늘을 그려내기보다 따뜻하고 명랑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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