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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시대>청문회ㆍ정부조직개편, 산너머 산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법적으로 행정부는 장악했지만, 정작 ‘정책의 법제화’에 필요한 정치권, 특히 야당과의 관계는 그리 원만하지 못하다. 특히 새 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주요 장관들에 대한 청문회,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이 싸늘하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속을 들어다보면 일사분란한 전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정부 구성방안 자체가 국회에서 막혀있는 만큼 당장 이 두 문제를 박 대통령이 어떻게 풀어갈지에 향후 정국 방향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관후보 청문회…민주 ‘창’ 새누리 ‘방패’=현재 정국의 핵심은 박근혜 정부 첫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생존률이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와, 첫 총리 후보자였던 김용준 전 인수위원장의 낙마로 이미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새 정부의 첫 장관 청문회는 오는 27일부터 시작된다. 야당은 새 정부 인사들에 대한 면면을 철저히 검증, 부적격자는 반드시 걸러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특히 김병관 국방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당이 ‘청문회 주적’으로 내세운 2인이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도 민주당은 ‘잠재적 부적격자’로 분류, 송곳 청문회를 준비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병관 후보자는 드러난 의혹들이 너무 많다. 자진 사퇴가 없다면 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와 관련해선 무기 중개업체 브로커 의혹, 위문금의 개인통장관리, 부하장교 비리 처벌 경감, 동양시멘트 재직시 주한미군 공사 수주 등 의혹들이 산적해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병역면제 및 부동산 투기 의혹, 이중소득공제에 따른 탈루 의혹, 고검장 퇴임 후 로펌에서 고액 연봉을 받은 전관예우 논란, 종교적 편향성 논란, ‘안기부 X파일 사건’ 수사 논란 등으로 낙마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전관예우와 아들의 국적세탁 등 의혹이 제기된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도 “사퇴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근무 경력과 이중국적이 아킬레스건이다. 민주당은 그의 경력과 자질보다는 국적과 미국 중앙정보국(CIA) 연루 논란, 국내 수백 억대 부동산 보유 등을 집중 공격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가 신상털기식 ‘질문회’가 되지 않도록 야당의 지나친 공세는 적절히 대응하면서 후보자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질문회가 아닌 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잘못된 구태를 이번에 반드시 고쳐야 한다”면서 청문회를 정쟁이나 폭로의 장(場)이 아닌 자질 검증의 무대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장관후보자는 국회동의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박 대통령은 청문회 결과와 관계없이 청문회가 끝나면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지만, 정치권과의 극단대결도 감수해야 한다.

정부조직개편…머나먼 타협=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취임식 하루전인 24일 긴급 최위원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에서 야권에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촉구했다. 황 대표는 “야당이 걱정하는 방송의 독립성은 여당도 걱정하고 있다”며 “야당이 비보도 방송 부분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통신과 융합해 관장할 수 있게 해준다면 추가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법적 지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시키겠다”고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야당의 주장대로 하면 미래부가 ‘깡통만 남게 된다’며 원안 고수 입장을 지켜왔다. 그런데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상을 종전처럼 장관급으로 유지시키는 수준에서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당장 취임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당의 국정운영 책임을 다하려는 모양새다.

반면 이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은 그리 탐탁치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취임식이 다가오자 여당이 급했던 모양”이라며 “10여가지 개편안 가운데 방송관련 부문만을 이야기 한 것은 책임있는 여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또 민주당은 방송뿐 아니라 통상 부문의 산업부처 이관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 부처 유지 등 6대 과제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이 추가적인 타협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26일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여부도 여전히 안개속이다.

홍석희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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