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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전용?…올림픽 체조경기장 ‘인디’ 십센치가 울렸다
인디밴드 십센치가 아이돌그룹 등 대형 가수들의 독무대였던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23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십센치 정규 2집 ‘2.0’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파인 땡큐 앤드 유?’(Fine thank you and you?)가 열렸다. 그동안 이 공연장 무대에 섰던 가수는 신승훈, 그룹 빅뱅, 신화 등을 비롯해 팝스타 스팅, 엘턴 존, 메탈리카 등 대형 가수들이 대부분이다. 티켓 파워 없이는 결코 설 수 없는 무대다. 십센치는 국내 실내공연장 중 최대 규모(1만2000석)를 자랑하는 이곳에서 단독 공연을 펼치는 최초의 인디밴드여서 공연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십센치는 ‘아메리카노’ ‘파인 땡큐 앤드 유’ ‘킹스타’ 등 자신들의 히트곡들을 약 2시간30분에 걸쳐 무대에 쏟아냈다. 8인조 밴드 형식으로 편곡된 십센치의 히트곡들은 넓은 공연장을 소리로 채우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주로 앉아서 공연을 펼쳐온 십센치도 T자형 무대 곳곳을 뛰어다니며 관객들을 들었다 놓았다. 완급을 조절한 다채로운 구성은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여기에 마칭밴드, 쌈바 댄스 등 다양한 퍼포먼스도 즐거운 볼거리였다.

이날 공연을 찾은 관객은 6000여 명. 이는 인디밴드 사상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이기도 하다. 같은 날 아이돌그룹 B.A.P가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단독 공연을 열어 4000여 관객을 동원했다. 소규모 클럽을 중심으로 공연을 펼치는 인디 밴드들에게 체조경기장은 말 그대로 ‘꿈의 무대’다. 십센치가 무대에서 고백했듯이 이날 공연은 4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미래였다.

이날 공연은 방송과 자본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꾸준한 공연과 음악의 힘으로 일궈낸 무대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날 십센치 공연의 성공은 인디 음악의 위상이 메이저에 못지않게 성장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동시에 인디밴드에 문턱이 높았던 대형 공연장도 앞으로 이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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