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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오딧세이 - 변재곤> 스포츠현장이 곧 국민 소통장소다
제18대 박근혜대통령이 취임했다. 새로운 기대와 지난 일의 회상에 따른 우려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도처에 풀어야 할 국정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 분명한 사실은 이제 정치인 박근혜 시대는 막을 내렸고, 대한민국의 안위와 성장을 도모할 대통령으로서, 엄중한 직분과 소명을 남겨 놓은 상태다.

48일간의 인수위 과정을 거쳐 내놓은 국정비전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이다. 취임사에서 밝힌 국정 핵심 키워드는 ‘행복, 창조, 신뢰’였다. 그럼 국민이 진정으로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언제일까?

일반 가정에서 행복하다고 느낄 때는 무엇보다 가정이 화목할 때이다. 서로 부족하면 채워주고 넘치면 덜어내면서 각자의 직분과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소리 없이 행복감이 찾아온다. 행복은 숨긴다고 해서 숨겨지지는 것이 아니며, 예쁘게 포장한다고 해서 포장되는 것이 아닌, 그 집안에 도도히 흐르는 공기와 같다. 푸성귀만 올려놓은 밥상이라도 가정이 화목하면 진수성찬과 같다. 화목한 가정은 남이 먼저 알아보게 된다. 그들에게 공통사항이 있다. 부모와 자식과 형제간 막힘없는 ‘소통’이 그 집안의 덕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 첫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는 용서와 화해를 국정철학으로 삼았다. 대통령이 되기 전 흑백갈등뿐만 아니라 흑인 간에도 갈등의 골이 깊었다. 고민 끝에 나온 해결책은 기존의 회의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회의방식을 도입하는 것부터 출발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청하는 것을 회의원칙으로 정했다. 원칙에 벗어나면 그 누구도 자신의 의견을 더는 개진할 수 없게 만들었다. 결과는 막힘없는 소통으로 이어졌다.

필생의 과업인 흑백갈등의 치유는 럭비경기장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당시 백인들은 럭비를, 흑인들은 축구를 전유물로 취급하며 극렬하게 대립했다. 럭비 월드컵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만델라는 국민통합의 실마리를 경기장에서 찾고자 했다.

그는 대표 팀 주장인 프랑수아 피나르에게 진심어린 한마디를 던졌다. “조국을 위해 꼭 우승해 달라”고. 하늘을 감동시키고 땅의 울림이 전해진 것인가. 기적적인 우승과 함께 흑백갈등은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독일의 여성 총리 메르켈도 축구장에서 직접 축구를 관람하며 국민과의 소통을 이뤄낸다. 강한 독일, 승리하는 독일의 이미지를 경기장에서 찾고 있다. 세련된 정치미학이다. 경기장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들 한다. 다양성이 머물고 역동성이 발휘되며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서 그렇다.

박근혜 대통령도 민심의 큰 흐름과 국민행복의 지혜를 경기장에서 찾기를 바란다. 그곳에는 시대를 넘고, 세대를 초월하고, 우열을 넘는 소통의 추가 여과 없이 흐르고 있다. 그들의 손짓과 움직임과 눈길에서 박근혜정부의 현재의 위치를 시시각각 감도(感導)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올바른 스포츠정책에 대한 신념도 얻을 수 있을 듯싶다.

칼럼니스트/aricom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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