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마력 같은 힘이 있음을 요즘 들어 절감합니다. 폐허로 방치됐던 마을에 ‘미술의 옷’을 입혔더니 생기가 돌고,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더군요. 마을이 되살아난 거죠.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이렇듯 서로 상생하는 미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미술을 추구합니다.”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춘옥(67·사진·화가) 위원장은 “소외계층에게 문화 향수 기회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고, 미술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첫삽을 떴던 ‘예술뉴딜 프로젝트’가 이제 많은 지역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이 프로젝트는 2009년 20억원이었던 국비 지원이 2010년에는 15억원, 2011년 10억원, 2011년 13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효과가 알려지고, 관광객이 모여들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매칭을 해 총사업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국비예산은 13억원이었지만 지방비 18억6700원이 투입돼 총예산 약 32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5년차인 올해는 국비가 14억5000만원으로 확정됐고, 지방비 매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살아난 마을이 전국적으로 여럿입니다. 경북 경산시의 속칭 ‘돼지골목’은 관공서가 이전하며 우범지역이 됐는데 ‘꿈, 희망, 이상, 미래, 추억’을 테마로 한 조형물이 설치되며 몰라보게 밝아졌죠”라고 했다.

부산시 사하구 감천동 또한 젊은 미술가들이 나서 ‘감천과 하나되기’ 등의 작업을 펼친 후 낙후됐던 마을에 활기가 돌며 관광수요가 크게 늘었다.

서울대 회화과와 세종대 대학원을 나와 화가로 활동 중인 그는 전통한지를 5~8겹 배접한 후 동그라미를 만들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을 추구하는 독특한 작업을 한다.

그는 “마을미술 사업 또한 전국의 마을을 캔버스 삼아 주민과 예술, 주민과 방문객 간 관계성을 수놓는 작업이라 일맥상통한다”며 “젊은 작가들이 자신의 인건비까지 작품 제작에 쏟아부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작업하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소망을 피력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