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2013 WBC 1라운드 B조 3차전에서 8회말 강정호(넥센)의 2점 홈런으로 3-2로 역전승했다.
대만과의 이날 경기는 시작부터 악재였다.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던 3루수 최정(SK)이 경기를 앞두고 훈련하다가 왼쪽 허벅지 근육에 통증이 생겨 선발진에서 빠지는 대신, 유격수 강정호가 3루 수비를 맡고 유격수 자리에는 손시헌(두산)이 서게 됐다.
류중일 감독은 전날 호주와 2차전에서 3안타를 친 이승엽(삼성)을 3번에 배치하고 이대호(오릭스), 김현수(두산)로 중심 타선을 꾸리는 것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용규(KIA)는 1번 중견수로 나섰고, 2루수 정근우(SK)를 2번 타순에 넣었고, 전준우(롯데)는 6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했다. 7번부터 하위타순은 강정호, 포수 강민호(롯데), 손시헌 순이었다.
한국은 1회말 볼넷을 고른 정근우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공이 뒤로 빠지자 3루까지 달렸지만, 첫 기회는 아쉽게 돌아갔다.
그러는 동안 대만의 추격이 시작됐다. 3회가 됨녀 한국은 대만에 어이없는 선제점을 내줬고, 2사 1루에서 린즈성의 중전안타 때 전준우의 미스 플레이로 1루 주자 양다이강을 홈까지 밟게 했다.
한국은 3회말 공격에서 2사 후 이용규의 몸에 맞는 공과 정근우의 볼넷으로 1, 2루 찬스를 엮었으며, 대만은 왼손 타자 이승엽을 앞에 두고 오른손 투수 왕징밍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승엽은 아쉽게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아섰다.
한국은 4회 투아웃까지 잡아놓고 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내줬다.
2사 후 궈옌원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얻어맞자 장원준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노경은(두산)을 올렸다.
구원 등판한 노경은은 그러나 양다이강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한국은 바로 4회말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김현수와 전준우의 연속 안타와 강민호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손시헌 타석 때 대타로 나선 김태균이 외야플라이로 물러났다.
5회 수비부터는 김상수(삼성)가 유격수 자리를 지켰다. 박희수(SK), 손승락(넥센), 장원삼(삼성)에게 이어 던지게 해 실점없이 막아내며 반격의 기회를 노렸던 것. 그러나 좀처럼 타선이 터지지 않는 지리한 경기를 이어갔다.
첫 득점을 올린 것은 8회였다. 강정호의 2점 홈런이었다.
이승엽이 바뀐 투수 궈훙즈를 상대로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이대호 타석 때 상대 포수가 공을 빠트린 사이 3루까지 나아갔고, 이대호가 좌전 적시타를 터트려 한국은 1-2로 추격, 2사 후에는 강정호가 좌월 2점짜리 홈런을 터트려 전세를 뒤집었다.
기적같은 역전포였지만, 이날 경기는 9회에서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지킨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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