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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재곤의 스포츠 오딧세이> 국가대표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WBC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인천공항을 빠져나오는 한국야구 대표팀의 어깨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순탄치 못한 여정일 것이라는 신호는 여러 차례 있었다. 우려가 사실로 나타났으니, 선수단과 국민들 모두에게 애석함으로 남게 되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프로야구 시범경기의 개막전이 열렸고, 다행히 관중들은 덤덤하게 운동장을 찾아줬다. 그 와중에 2라운드에 진출한 일본은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치면서,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이라는 직위와 직분은 참으로 명예로운 자리다. 5000만 국민 중에 선택된 귀하디 귀한 자리이기에 그만한 무게감이 실리고 각종 혜택도 주어지게 된다. 당연히 국가에 대한 자긍심과 투철한 정신력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런데 이를 쉽게 간과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국가가 없다면 국가대표의 존재가치도 없는 것이 아닌가.

6ㆍ25 동란 이후인 1953년도의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67달러에 불과한 최빈국이었다. 그런 나라가 60년 만에 2만 달러를 넘어서는 국가로 도약했다. 이러한 결과를 내기 위해선 ‘영국은 200년이 걸렸으며, 미국은 15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더군다나 혹독한 IMF시기도 슬기롭게 벗어났다. 재작년부터 무역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섰기에 세계 8위의 무역대국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향후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에 의한 ‘경제민주화’가 순차적으로 달성된다면 선진국 진입이 가능한 국가로 평가 받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 주소다. 외국인도 인정하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스스로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대회의 실패요인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전략부재와 선수차출에 대한 구단 이기주의, 그리고 선수 개인의 보신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는 국가와 국민에게 무한 책임을 갖는 태도를 보였어야 했다. 누군들 소속팀의 공헌도가 중요하지 않겠는가. 부족하나마 자신과 동료가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그 자리를 지킨다는 의지가 곧 올바른 가치관이며 굳은 국가관이다. 희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판단착오가 발생하게 된다. 이대호 선수는 그런 면에서 다른 선수와 비교 될 수 있겠다.

해외리그에서 뛰는 아시아권 선수는 실력은 당연한 것이고, 별도로 소속팀에 광고를 유치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이 있다면 입지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광고주는 선수의 가치여부와 개인의 품성과 국민들의 호응도를 살피게 된다. 그 기준은 국가대항전에서 온전히 드러나게 된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화는 한 장면만으로도 족한 법이다.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내용이다. 그런데 출전을 하지 않으면 기회조차 상실하는 것이다. 국가대표 선수단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가문의 큰 영광이다. 

칼럼니스트/aricom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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