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군이래 ‘최악의 개발’…코레일 · 민간사업자 타격 불가피
출자사 이견으로 사업비 마련못해은행 이자 감당못해 결국 파산수순코레일 땅값 2조6000억원 상환회사채 발행중단 등 파장 예고강변북로 지하화·신분당선 연결 등대규모 사업도 전면 재수정 전망
출자사 이견으로 사업비 마련못해
은행 이자 감당못해 결국 파산수순

코레일 땅값 2조6000억원 상환
회사채 발행중단 등 파장 예고

강변북로 지하화·신분당선 연결 등
대규모 사업도 전면 재수정 전망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주체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하 드림허브)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서 용산개발 사업은 중단이 불가피해졌다. 용산개발 사업은 지난해 8월 공사비를 내지 못해 기반공사(토지오염정화 공사)가 중단되면서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최근까지 국내외 설계사무소에서 설계 작업을 진행하며 자금 마련을 모색해 왔으나 실패해 결국 파산한 것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소유했던 철도정비창 부지(40만㎡)와 서부이촌동 12만4000㎡ 일대에 111층 높이 랜드마크빌딩을 포함해 모두 67개의 업무, 상업, 주거시설을 짓는 복합개발사업이다. 사업비만 30조원을 웃도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국내외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드림허브 내 30개 출자사 간 이견으로 1년여 동안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했고 결국 잇따라 돌아오는 은행이자를 해결하지 못해 파산 수순에 돌입하게 됐다.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채권단이 디폴트를 선언한 드림허브를 상대로 바로 원금 회수에 나설 경우 드림허브는 곧장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청산 절차가 진행되면 코레일은 당장 환매권을 발동해 2~3개월 내 유일한 실물자산인 철도정비창 땅을 돌려받는다. 이 땅은 감정평가액이 3조8000억원(장부가 8000억원)까지 오른 금싸라기 땅이다. 대신 반환 확약에 따라 2조4000억원의 토지대금을 민간 출자사에 돌려줘야 한다.

코레일은 이에 따라 대규모 자본 감소와 회사채 발행 중단 등 재무구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코레일의 자본금(8조7000억원)에는 용산 사업부지를 판 뒤 받을 자금 중 일부(2조4000억원)가 포함된 상태다. 따라서 사업이 무산되면 이 자금은 자본금에서 빠진다. 받았던 땅값 2조6000억원을 도로 내놓아야 하므로 5조원 규모의 자본금 부담이 커지게 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자본금이 줄고 땅값을 돌려줘야 하므로 부채비율이 154%에서 182%까지 높아지긴 하겠지만 견딜 만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이 드림허브에 납입한 자본금(2500억원)과 랜드마크빌딩 계약금(4161억원) 등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코레일이 당장 용산개발 사업을 다시 추진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민간 출자사를 다시 모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재국 서일대 교수는 이와 관련, “용산은 이번에 사업이 중단되면 향후 10년간 개발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용산 개발이 재개된다고 해도 서부이촌동을 포함한 통합개발보다는 철도정비창 대상의 부분개발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코레일 용산역세권개발처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50만㎡ 규모를 한꺼번에 일괄 개발해 아파트와 사무실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것은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변동된 시장상황을 반영한 새로운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주체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가 12일 도래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9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는 30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사진은 용산역세권개발지구 전경.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정부가 용산 부지를 국유화할 가능성도 조심스롭게 점쳐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시설자산 국유화 계획에 따라 사업부지를 국유화해 중장기적으로 공공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서부이촌동은 단지별 재건축사업이 추진될 전망이지만 현재로서는 기약이 없다.

이번 사태로 가뜩이나 심각한 용산 주변 부동산 시장은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함께 강변북로 지하화, 신분당선 연결, 대심도 전철노선 등 광역교통망 계획이 추진됐으나 전면 재수정될 전망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각종 개발호재로 집값이 뛰었던 서부이촌동 주변 지역의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에 대한 신뢰 상실 및 국가신인도 하락도 예상된다. 드림허브는 지난 2007년 이후 국내외에서 투자자를 모집해왔다. 특히 세계적인 설계회사가 주요 건물 설계에 참여해 주목을 받아왔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