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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원 코치 사모곡’ 눈물로 품은 우승컵
19일 챔피언 결정전이 열리기 5시간 전.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현대 아산병원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하루 전 어머니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상복을 입고 조문객을 맞이하는 전 코치의 얼굴에는 충격과 슬픔이 가득했지만, 굳은 의지 역시 감추고 있었다.

“챔피언 결정 3차전은 못가지 않겠나”라고 묻자 전 코치는 “가봐야죠. 밤 10시에 어머니 입관식이니까 경기 끝내고 바로 오려구요”라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자신이 벤치에서 감독과 함께 자리를 지켜야,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게임에 집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조문을 왔던 한 선수는 “주원 언니는 정말 강한 것 같다. 언니라면 경기에 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대단하다”며 놀라워했다.

전 코치의 모친상은 아무도 예상못했던 것이라 충격이 더 컸다. 2차전 관전을 하고 선수들을 격려해준 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코치는 지난 1년간 피땀흘려 우승 문턱까지 온 선수들이 흔들릴 것을 걱정했다. 상복대신 정장으로 갈아입고 용인으로 향한 전주원 코치의 마음은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으로 가득했지만, 겉모습은 차분해보였다.

이런 모습을 본 우리은행 선수들은 자칫 2연승으로 흐트러질 수 있었던 분위기를 추스르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했고, 삼성생명을 66-53으로 꺾으며 3연승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축포가 터지자 전주원 코치는 경기 내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만년 꼴찌팀’에서 우승팀으로 탈바꿈하는 기적을 만들어낸 위성우 감독과 우리은행 선수들은 잠시동안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내 전 코치를 안으며 말없는 위로를 건넸다. “고맙다. 어머니가 많이 좋아하실거야”라는 전 코치의 말에 선수단은 더더욱 가슴이 아팠다.

경기 후 우리은행 선수단은 전 코치의 빈소를 찾아 우승컵을 영전에 바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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