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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행복의 날에 바라본 한국인의 행복은...

‘경제력은 세계 10위권, 국민의 행복도는 50점 이하이며, 순위로는 세계 50위권.’

3월 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이다. 올해가 첫해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힐링ㆍ멘토 프로그램을 일일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은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유엔이 직접 나서 이를 증명해주지 않았나. 전쟁이 없었다면 ‘세계 평화의 날’도 없었을 것이고, 행복지수가 높다면 ‘행복하자’는 슬로건도 굳이 필요 없으니 말이다.

경제규모 세계 15위권,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한국의 행복지수는 어떠할까. 겉은 꽤 근사해 보인다. 최근엔 ‘한류 열풍’까지 일으키며 ‘문화 선진국’으로도 발돋움할 기세다. 하지만 정작 한국인들의 삶은 전 세계를 열광시킨 싸이의 퍼포먼스처럼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밖으로는 K-팝(Pop) 열풍을 주도했지만, 안으로는 ‘힐링 열풍’이다. 늘 아프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도 아프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도 쉽게 잡히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에 의한 상처’를 주원인으로 꼽는다.

박은경 밸런스 행복코칭 대표는 “행복은 결국 선택의 문제인데, 선택의 기준이 내가 아닌 ‘남’이 되기 때문이 스스로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이 많다”며 “행복을 위한 첫걸음은 눈을 밖(남)에서 안(나)으로 돌리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전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세계 행복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세대별 행복추이’ 보고서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의 경제적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0.4점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행복도’ 조사에선 24위로 하위권이다. 유엔 조사에서도 156개국 중 56위에 머물렀다. 반면, 자살률 1위에, 이혼율도 늘 상위권이다. ‘불행’ 지수는 세계 최고다.

남북이 대치한 엄혹한 상황에서 경제개발을 위해 전속력으로 내달리다 보니 가족과 개인의 자아를 내팽개쳤고, 공동체의 안식, 평화와 같은 행복의 요건들을 외면했다. 이제 속도를 줄이고, 함께 나누는 삶이 필요하다. 이를 지원하는 사회가 필요하다.

한국인에게 올해 ‘세계 행복의 날’은 더욱 의미가 깊다. 올해가 ‘국민행복시대’를 표방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은 경제발전ㆍ민주화 과정을 거친 대한민국이 본격적인 ‘복지국가’로의 진입을 시도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국민 개개인의 행복의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되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시대가 오면 국가와 개인의 행복 모두 한 뼘씩 자라나 있지 않을까. ‘복지’란 결국 개인 불행의 주원인인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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