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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이파이만 아는 당신은 ‘IT애송이’
와이파이 새버전 ‘와이파이 다이렉트’ AP없이 무선으로 다른기기와 연결…대용량 데이터전송 기술로 급성장
전송속도 블루투스보다 10배 빨라
최대 200m이내·1 대 多 연결 가능

차량블랙박스 이미지도 전송 가능
스마트TV·디카 등 활용성 무궁무진




직장인 김희진 씨는 퇴근시간 운전을 하다 접촉사고를 당했다. 골목길에서 갑자기 큰길로 튀어나온 다른 차와 부딪혔는데 상대가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김씨는 허둥대지 않고 디지털카메라로 현장사진을 찍고 블랙박스 영상을 받아 보험사 직원에게 보냈다. SD카드 리더기도, USB 케이블도 없이 말이다.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 기술에 그 답이 있다.

이제 와이파이(Wi-fi)라는 단어를 듣고 인터넷 연결만을 떠올린다면 당신은 최신 IT 디바이스에 관심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무선 랜 연결을 주기능으로 했던 와이파이 기술의 새 버전이다. AP(Access Point)를 통한 인터넷 망과 연결 없이도 무선으로 여러 기기를 와이파이를 통해 연결한다. 용량에 제한 없이 데이터를 빠르고 신속하게 전송할 수 있다.

와이파이 관련 표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증을 하는 와이파이 얼라이언스(Wi-Fi Alliance)가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공개한 것은 2010년. 이미 블루투스(Bluetooth)라는 무선 연결 기술이 있는데 굳이 와이파이를 이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던져졌지만, 3년 만에 스마트폰은 물론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있다. 2011년 에드가 피게로아(Edgar Figueroa) 와이파이 얼라이언스 회장은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이용한 기기 간 연결이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디지털 홈 연결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블루투스에 비해 연결 범위가 넓고 속도가 빠르다. 802.11n 규격을 사용하는 와이파이 다이렉트 연결의 전송속도는 최대 250Mbps, 평균 150Mbps 정도로 최대 24Mbps의 블루투스 4.0 연결보다 10배 가까이 빠르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주파수 통신)가 10cm 이하, 블루투스의 경우 10~100m 정도의 연결범위를 가진 데 반해,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최대 200m 이내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1대 다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1대1 연결만 가능했던 애드혹(Ad-hoc)기술과도 차별화된다. 이런 상대적 우수성 때문에 이미지, 동영상 전송 등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서 기존 기술들을 제치고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에 막 입문한 초보자들도 블루투스 연결은 어려워하지만 와이파이 사용은 기본으로 배운다. 인터넷 연결을 쓰는 기기는 대부분 와이파이를 탑재해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 WPA2를 통해 보안성도 갖췄다.

와이파이 다이렉트가 연결하는 세상을 둘러보자. 가전 분야는 가장 활용도가 높은 부분. 소니, LG 등 가전업체들은 스마트TV에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능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TV와 스마트폰이 일정 공간 안에 있다면 라우터를 통해 인터넷으로 연결해 주지 않아도 바로 연결해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던 영상을 TV로 볼 수 있다. 셋톱박스 역시 거추장스러운 선으로 연결할 필요가 없다. 2011년 이후 와이파이 다이렉트 인증(Wi-Fi Direct Certified)은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 세계 홈네트워크 상용화를 선도해 나갈 새로운 공식적 협력체)의 상호운용성 기준에 포함돼 기존 가전제품과의 호환성을 높였다.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능이 가장 주목받는 기기는 디지털 카메라다. 삼성을 비롯해 많은 디지털카메라 제조사가 와이파이 기능을 디지털 카메라에 탑재했다. 갤럭시카메라가 대표적. 물론 카메라에서 막바로 인터넷을 연결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사진을 올릴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그 유명한 인스타그램 필터를 적용할 수도 있고 포토샵으로 합성도 할 수 있다. 포터블 포토프린터와 연결하면 야외에서 바로 사진을 인화할 수도 있다. 와이파이가 탑재되지 않은 카메라도 관련 기능이 탑재된 SD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면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다.

피타소프트, 코원시스템 등 블랙박스 업계는 최근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이용해 선 연결 없이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는 블랙박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메모리카드 리더기나 USB 케이블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영상확보에 시간이 걸렸지만,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보다 쉽고 빠르게 사고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HP는 2011년 세계 최초로 와이파이로 노트북과 연결할 수 있는 무선마우스를 내놨다. USB 리시버를 사용하는 무선마우스가 여전히 대세지만 이 제품은 리시버를 꼽지 않아도 돼 USB 포트가 모자랄 수밖에 없는 울트라북 사용자에겐 매력적이다. 와이파이 기능만 있다면 포트가 아예 없는 태블릿 PC에도 사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의 문제는 전력 소모. 와이파이 다이렉트의 정확한 전력 소모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송 범위와 속도가 월등한 만큼 블루투스에 비해 전력 소모가 심할 것으로 추측된다. 블루투스의 전력 소모량은 4.0 버전 기준 1.5~2mW 정도. 이런 특징 때문에 블루투스가 무선 이어셋과 스마트폰의 연결처럼 전력소비효율이 강조되는 부분에 쓰이는 대신,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단시간 빠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는 용도에 쓰이는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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