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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어선 훔친 탈북자, NLL 뚫고 越北이라니
북한의 도발망동으로 남북 간에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때 탈북자가 어선을 훔쳐 다시 월북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3년 전 북한이 포격도발을 감행한 바로 연평도에서, 그것도 일개 어선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유유히 넘어갔기에 큰 충격과 함께 많은 국민은 눈과 귀를 의심하고 있다.

북한 지도부는 지금 미국 본토까지 겨냥해 장거리 미사일을 조준하려들고 오늘 당장 아니면 내일이라도 전쟁 가능 운운하는 상황이다. 물샐틈없는 대북경계는 물론 여차하면 선제공격까지 하겠다며 연일 자신감을 보여 온 우리 군은 도대체 그 시간 어디서 무얼 했는지 안타깝고 답답하다. 해군은 레이더가 NLL 1㎞ 남쪽 해상에서 문제의 어선을 발견했으나 워낙 접경지역이라 달리 손 쓸 겨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그 이전 상황은 무엇으로 설명할지 궁금하다. 연평도 선착장에서 북방한계선까지는 수㎞나 된다고 한다. 오히려 출항이 금지된 심야에 동력음까지 내며 상당한 시간 동안 항해했을 것이 분명한데 전술적으로 포착하지 못했다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묻는다. 결국 맘만 먹으면 그 누구도 레이더와 초병의 육안 경계를 휘젓고 다닐 수 있다는 얘기 아닌가. 위기를 눈앞에 둔 군이라면 이런 옹색한 변명을 내놓지 않는 게 국민에 대한 기본 예의다. 벌써 지난해 동부전선의 낯 뜨거운 ‘노크귀순’사건을 잊었다면 이 또한 문제다.

근본적인 문제는 허점투성이인 탈북자 관리 행정이다. 사건 장본인인 이혁철 씨가 연평도에 들어 온 것은 지난달 21일로, 탈북자 신세인 그가 군사적으로 민감 지역에 들어가 일주일 동안 어선으로 일할 때까지 그 어떤 어려움도 겪지 않았다고 한다. 검문도, 저지도 없었다는 의미다. 탈북자가 신변변동을 보고할 의무는 없지만 이동 신고는 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씨는 탈북 이후 세 차례나 북한을 자발적으로 드나들었고 더구나 연평도 취업 이전에는 주로 포스코 주변 해역에서 선원생활을 해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의 정체야 추후에 밝혀지겠지만 그가 그동안 무슨 행각을 벌였는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지난 2월에는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해 온 탈북자 유모 씨가 간첩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국내 거주 중인 탈북자들의 개인 정보를 북한 보위부에 넘긴 혐의다. 간첩임을 밝혀내고 잡아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전에 이런 수작을 벌이는 토양이나 빌미를 아예 없애는 일이다. 탈북자 관리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철저한 보완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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