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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한 심리전술에 휘말려선 안 된다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으로 인해 안보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동해안으로 이동시킨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을 발사대 차량에 실어 특정시설에 숨겼다는 소식이다. 이 와중에 3차 핵실험 직전과 유사한 동향이 7일 포착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보란 듯이 북한은 지난주 말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 공관에 대해 철수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남북관계의 최후 나침반 격인 개성공단에 대한 우리 근로자들의 출입을 여전히 막고 있다.

여러모로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11일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추대 1주년이 되는데다 김일성 101회 생일(15일), 조선인민군 창건 기념일(25일) 등 주요 기념일을 앞두고 있다. 북한이 내부결속 수단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감행했던 것이 전통적으로 4월이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2~3일 안으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거론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그렇다고 북한이 남한에 대해 섣불리 군사적 도발을 저지를 것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국지적인 도발이라도 그 몇 배의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이 취하고 있는 군사적 위협이 긴장 수위를 높여 미국이나 우리 정부와 대화를 이끌어내려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추측도 그런 점에서 유래한다. 한편으로는 엄포를 통해 우리 내부의 안보 불안감을 고조시키려는 심리적인 작전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북한의 선전전에 과민한 반응을 자제할 수 있는 냉철한 자세다. 북한이 말로 한 건씩 터뜨릴 때마다 흐트러지고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장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북한의 노림수일 것이다. 물론 이 상태에서 북한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는 것도 바람직한 대응책은 아니다. 충동적인 도발은 막아야만 한다. 차분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대응 태세가 필요한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먼저 북한 측에 대화를 요청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방침은 백번 옳다. 상황이 급박하다고 해서 손을 내밀면 그 자체로 벌써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는 꼴이 되고 만다. 대화가 필요하다면 북한이 그 계기를 먼저 만들어야 함은 물론이다. 특사를 파견하자는 것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북한이 선제공격을 거론하면서까지 사태를 악화시킨 근본 원인이 3차 핵실험이고 또 유엔 제재조치에 대한 망동적인 저항의 결과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어느 때보다 원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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