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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년 세월을 넘어…두 거장을 소환하다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 · 바그너 탄생 200주년 잇단 기념 공연… ‘돈카를로’ ‘아이다’ ‘오텔로’등 주옥같은 걸작 다양하게 변주·재해석
공연계는 200년 전 오페라 명장을 현대에 소환하느라 분주하다. 19세기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다. 베르디와 바그너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대형 공연이 이달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연말까지 두 명장의 명작들을 다양하게 변주한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최고의 심리드라마 ‘돈카를로’=지난달 베르디의 마지막 작이자 유일한 희극인 ‘팔스타프’를 올려 주목받은 국립오페라단은 이달 베르디의 걸작 비극 ‘돈카를로’를 선보인다. 오는 25~28일 사흘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돈카를로’는 스페인궁정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정치적 이상의 좌절과 비극적 가족관계를 그린다. 스페인 군주 필리포2세는 자신의 아들 돈카를로의 약혼녀 엘리자베트를 정략적으로 왕비로 맞아들인다. 돈카를로는 약혼녀를 졸지에 어머니라고 불러야 할 상황. 엘리자베트 역시 슬픈 표정을 감출 수 없고, 필리포 왕은 젊은 아내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아들과의 관계도 단절되고 만다. 이처럼 부자간의 갈등, 사랑과 질투, 우정과 신념, 정치 음모와 암투 등 여러 갈등 상황에 놓인 인간의 갖가지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돈카를로’는 최고의 심리드라마란 평가를 듣는다.

지휘는 2011년 핀란드국립극장에서 ‘돈카를로’를 여러 번 지휘한 젊은 지휘자 피에트로 리초, 연출은 30년 연륜의 호주 출신 엘라이저 모신스키가 맡았다. 또 동양인 최초 베를린오퍼 전속 솔리스트, 동양인 최초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참가에 빛나는 베이스 강병운(서울대 교수)이 필리포 역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첫 선을 보인다.

 
스페인궁정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베르디의 비극‘ 돈카를로’의 한 장면.

▶시민합창단과 함께하는 ‘아이다’=오는 25~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선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가 펼쳐진다. 서울시오페라단이 25년 만에 ‘아이다’를 다시 올린다. 베르디 후기 걸작으로 꼽히는 ‘아이다’는 1869년 수에즈 운하 개통을 기념해 당시 이집트왕이 카이로에 지은 오페라 극장의 개관작을 베르디에 의뢰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포로로 끌려온 에티오피아의 공주 아이다, 라다메스를 사랑하는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의 삼각관계를 그린다. ‘이기고 돌아오라’ ‘청순한 아이다’ 등은 일반인에게도 유명한 곡이다.

특히 이번 무대에는 시민도 참여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오디션을 열어 시민합창단 50명, 시민배우 40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2막2장의 개선 행진곡 등에 등장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이 25년 만에 무대에 올리는‘ 아이다’.

▶서울시향의 ‘오텔로’=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선 정명훈의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베르디의 ‘오텔로’를 콘서트 버전으로 연주한다. 테너 그레고리 쿤드, 소프라노 마리아 루이자 보르시,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이 협연한다. 서울시향은 5월 7일에는 바그너를 추억한다. 애초 1월에 올리기로 했다가 정명훈 감독의 갑작스런 허리 통증으로 부득이 취소했던 ‘그레이트 시리즈I’을 재공연하는 것이다. 바그너의 가장 유명한 서곡인 ‘탄호이저 서곡’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 ‘반지’ 관현악 하이라이트를 연주한다.

▶부산에서 울려퍼지는 ‘베르디를 위하여’=솔오페라단은 1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3회 부산 성악가 페스티벌 Viva Viva Verdi’를 연다. 소프라노 김은희, 김경희 등 부산을 대표하는 성악가 18인이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리골레토-여자의 마음’ 등 명곡들을 부른다.

이 밖에 5월 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베르디 탄생 200주년 오페라 갈라콘서트’가 열린다. 건물 외벽에 영상을 구현하는 3차원(3D) 미디어파사드 기법을 활용해, 베르디가 잠들어 있는 밀라노 건물을 무대에 재현해 보인다. 밀라노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주역 테너 마리오 말라니니, 메조소프라노 카티야 리팅, 바리톤 데비드 체코니, 소프라노 눈치아 산토디로코 등이 출연한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주세페 베르디(왼쪽)과 리하르트 바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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