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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시집에 깃든 천년의 茶문화
“솥을 씻고 새 물 길어 차를 끓이니/바람결에 각건 그림자 너울너울./시골 늙은이 새참 부르는 소리 들리는가 싶더니/어느새 마을 아낙은 뽕을 따러 가네그려./고향에도 봄은 벌써 저물고 있겠지./(…)”

허균이 중국 송나라 대문호 구양수의 시에 답해 운을 쓴 것이다. 늦봄 객지에서 차를 달여 먹으며, 빨리 돌아가 임금 뵈올 날을 그리는 시다.

조선시대 차는 선비들의 한가한 생활취미이기도 하고 경치 좋은 곳에서 운치를 돋우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지만 답답하거나 허한 속을 채워주기도 했다. 삼국시대로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한국의 차 관련 문헌을 시대별로 정리ㆍ번역한 ‘한국의 차 문화 천년’(돌베개) 조선중기편은 차 문화가 저변으로 확대되고 대중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에는 서경덕의 ‘산거(山居)’에서부터 이만부의 ‘이생의 물음에 답하다’에 이르기까지 모두 138명의 시문이 들어있다. 수록된 글 가운데는 절강차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유래를 설명한 이만부의 글 ‘절다’, 잎차인 작설차 혹은 우전차가 말차를 대신해 한국 차의 대명사로 완전히 자리잡은 과정, 일본의 다옥과 차, 차를 팔러 다니는 장사치의 존재도 발견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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