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K-팝(Pop)을 즐기는 한류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박또박’ 한치 오차없는 한국어로 꿈을 이야기한다. 미래속엔 모두 ‘한국’이 있다. 단순히 한류 마니아ㆍK-팝 팬이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지난 15일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터키에서 온 두 ‘지한파’를 만났다. 휠야 칸디미르(25ㆍ왼쪽)와 부세 하쉴라만(21). 현재 한국관광공사 아시아중동팀을 통해 3주간 한류체험 중이다.
“터키에서 한류에 빠지기 시작하는 나이는 보통 15세예요. 저도 10대부터 관심이 많았죠. 그러다가 한국어과를 가게 됐고, 남편도 한국 기업을 상대로 사업을 하죠.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 살 계획도 세우고 있어요. 취미가 공부, 일이되고 꿈이 됐죠.”(휠야)
휠야는 앙카라대 한국어과를 졸업했다. 2009년부터 2년간 부산외국어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했다. 그래서 부산 사투리가 더 편하다. 야구를 좋아하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 팬이다. 자칭 ‘터키 갈매기’. 한국어 이름은 ‘김소망’으로 지었는데, “부산 김씨 경성대파”라며 넉살을 부린다. 공부는 부산외대, 유흥은 경성대 앞에서 즐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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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시가 고향인데, 부산처럼 바다가 있죠. 그래서 서울보다 부산에 더 정이 가요. 자갈치 시장 ‘아지매(아주머니)’들이 파는 산낙지가 그립네요. 아 그맛, 장난이 아닌데….” (휠야)
반면, 부세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다. ‘휠야 언니’처럼 터키 최고 명문 앙카라대를 나오지 못했지만, 표준어는 더 자신있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희대에서 열린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2등을 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
“드라마 보고 가요 들으면서 공부했어요. 친구들 사이에선 JYJ나 빅뱅이 인기 높지만, 전 이문세와 조용필을 좋아해요. 이문세 노래는 터키인 정서에도 참 잘 맞아요. 조용필 ‘여행을 떠나요” 불러서 상도 받았죠. 밥 먹고 같이 노래방 안가실래요?”(부세)
부세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노래방부터 찾았다. 6월 대회에선 박정현의 ‘꿈에’를 부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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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한국문화원과 관광공사 이스탄불 지사를 통해 선발된 두 사람은 지난 2주간 오전에는 한국어 수업, 오후에는 전통문화 체험을 했다. 주말에는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과 경주 불국사도 다녀왔다. 하지만 말하기 대회를 앞두고 있어서 마음 편히 즐기지는 못했다고. 특히, 이 기간 부세는 한국어 공부를 위해 뉴스도 꼼꼼히 청취했다.
“요즘 한국에 큰 일이 좀 많죠. 그래도 국민들이 지키고 감시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편으론 부러웠어요. 터키에선 아직 그럴 수 없거든요. 이제 뉴스도 그만보려고요. 남은 기간 열심히 한국을 느껴야죠. 열흘 후면 떠난다는게 믿을 수가 없네요. 노래대회 1등해서 또 올게요.” (부세)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