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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주년 서울공예회 ‘삼십이립’ 전시회…초기작 창조적 재해석
우리나라 금속공예가들의 모임으로 지난 1983년에 창립돼 올해 30주년을 맞은 서울금공예회가 16번째 정기 전시회인 ‘삼십이립(三十而立)’전을 오는 28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에서 연다.

공예가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삼십이립’이라는 타이틀 아래 자신의 초기 작품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해 풀어내고 있다. 관람자들은 작품들이 놓인 긴 시간의 간극과, 그 간극에서 만들어진 유사성과 차이를 통해 작가의 다양한 형태언어를 유추할 수 있다. 또 시간을 통해 발현되는 공예의 숙련의 의미,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겠다는 작가의 의지를 발견하게 된다.

특히 한국공예의 첫 세대 작가들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가는 신진공예가들이 함께 금속공예의 다층적 현재상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른돌을 맞이한 서울금속비엔날레의 미덕이 돋보이는 전시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공예가에게 자신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새롭게 해석해 재창조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반복을 통한 숙련이라는 공예의 전통적 작업방식은 매너리즘을 경계하는 현대미술의 입장과 상충하는 듯하지만, 숙련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공예가들에게조차 자신의 과거작품은 경쟁과 극복의 대상이 되어왔다. ‘지금 여기’라는 동시대성을 추구하는 현대공예가들에게 초기작은 또 다른 나를 조우하기 위한 내적 타자화(他者化) 작업의 중요한 기반이기도 하다.

 
사진은 왼쪽부터
강희원, Kang, Hee won, Bell, 2013, 황동, 60 x 200 x 50mm
조명숙, Cho, Meong sook, Corridor Ⅱ, 2013, 철, 동, 월넛, 황동, 칠보, 150 x 150 x 150mm
최영선, Choi, Young sun, Re- Circular fantasy, 2013, 황동, 450 x 420 x 320mm
김민선, Kim, Min sun, 반지Ⅰ- used, 2013, 925 은, 90 x 80 x 55mm
송광자(사진 하단), Song, Kwang Ja, 대화, 2013, 은, 나무, 800 x 275 x 40 mm

과거와의 직면은 작가적 숙명이지만 그 내적투쟁을 드러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더구나 과거작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을 때 드러날 작품들 간의 유사성과 개별성은 동전의 양면처럼 작가개인의 총체를 드러나게 한다.

서울금공예회는 창립 이후 꾸준한 작업활동을 통해 한국 현대 금속공예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 소속 작가로는 서도식 서울대 교수, 장윤우 성신여대 명예교수, 강찬균 서울대 명예교수, 송광자 경운박물관 관장 등이 있다.

특히 2002년 가을만찬전시, 2004년 서울공예페스티발 전시는 대중이 현대공예와 생활을 가까이 생각할 수 있도록 주도적인 흐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2007년에는 기획전 ‘Silver · 樂 노인을 위한 금속공예-Metalwork and Jewellery for the Aged’ 전시회를 개최, 노령 층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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