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프랑스혁명 뮤지컬 ‘레미제라블’ 말고도 있다…‘두 도시 이야기’ ‘스칼렛 핌퍼넬’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이 연 초 신드롬에 가까운 화제를 일으킨 뒤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이 잇따라 관객을 찾아 오고 있다. 지난 4월부터 공연 중인 뮤지컬 ‘레미제라블’(~7월28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은 빅토르 위고 원작의 감동 뿐 아니라 실력파 오케스트라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관객을 꾸준히 불러모으고 있다. ‘내일로(One day more)’, 프랑스 시민혁명가인 ‘민중의 노래 소리가 들리는가(Do you here the people sing)’ 등 귀에 익숙한 뮤지컬 넘버가 스크린과는 다른 무대의 생생함이 더해져 관객의 심장 박동수를 높인다.

‘레미제라블’ 말고도 프랑스 혁명 시기가 배경인 뮤지컬이 세편씩이나 올 여름 무대에 나란히 오른다. 지난해 초연에 이은 앵코르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6월18일~8월11일, 샤롯데씨어터), 국내 초연인 ‘스칼렛 핌퍼넬’(7월6일~9월8일, LG아트센터), 앵코르 공연인 ‘몬테크리스토’(6월7일~8월4일, 충무아트홀 대극장)다. ‘레미제라블’이 혁명 이후 왕정복고시대와 6월 항쟁 발발 사이를 배경으로 한다면, ‘두 도시 이야기’는 대혁명 직전과 직후, ‘스칼렛 핌퍼넬’은 혁명 이후 공포정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공권력의 위협과 귀족계급과 시민계급의 차별이 일상화된 세상, 억압받는 민중과 성난 민초를 대변하는 등장인물, 사회 대변혁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 희생과 용서 등 뮤지컬의 주제 의식이 세 편 전반에 흐른다.

▶구원과 사랑의 메시지 ‘두 도시 이야기’= 영국 찰스 디킨스 소설 ‘두 도시 이야기’가 원작이다. 1859년 출간된 이 작품은 프랑스 혁명 사건을 배경으로, 귀족의 폭압, 복수의 광기를 생생하게 그린 역사소설로, 영화, 드라마, 발레로도 만들어졌다. 첫 페이지는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겨울” “우리 모두 천국으로 향해 가고자 했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갔다”는 표현으로 프랑스혁명 당시의 광기의 분위기를 묘사한다.


이 뮤지컬의 백미는 주인공이 단 한 명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군상을 대변하는 여러 인물들이란 점이다. 배우가 총 36명 출연해 제각각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인공인 시드니 칼튼은 막이 오른 뒤 10분이 지나서야 등장하며, 1막에선 그저 술과 여자에 인생을 탕진하는 한량 변호사에 불과하다. 폭력의 상징인 에버몽드 후작, 후작 조카로 시민의 편인 찰스 다네이, 17년간 억울하게 바스티유 감독에 갇힌 마네뜨 박사와 그의 딸 루시, 후작에게 수십년간 복수심을 품고 있는 마담 드파르지, 짝사랑하는 루시를 위해 희생하는 칼튼이 사건을 이끌어간다. 극은 타락한 귀족 뿐 아니라 시민 권력의 극단주의 또한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칼튼과 마네뜨박사는 희생, 용서와 사랑, 구원의 표징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연출, 배우가 바뀌고 노래는 늘고 공연시간은 2시간50분으로 단축됐다. 연출가 제임스 바버는 2008년 브로드웨이 초연에서 칼튼역을 연기했던 배우 출신이다. 바버는 최근 열린 북콘서트에서 “배경이 프랑스혁명일 뿐 어느 시대의 역사에 넣어도 이해될 이야기다. 우리가 어렵다고 여기는 ‘희생’과 부활, 위대한 사랑 이야기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칼튼 역에 류정한, 윤형렬이 지난해에 이어 캐스팅됐고 관록의 배우 서범석이 가세했다. 1577-3363

▶원조 히어로 ‘스칼렛 핌퍼넬’= 헝가리 귀족 출신 영국 작가 바로네스 오르치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국내선 ‘빨강 별꽃’이란 제목으로 번역돼 나왔다. 시대는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발발하고, 1793년 로베스 피에르가 정권을 장악한 이후의 공포정치 시기다. 1년간 1만명이 단두대에서 처형되는 등 광기가 거세질 무렵, 영국 귀족 신분 스칼렛 핌퍼넬이 비밀결사대를 조직해, 명분 뿐인 혁명 정권의 앞잡이들과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이 줄거리다. 영국 귀족 퍼시는 낮에는 한량, 밤에는 정의를 구현하는 스칼렛 핌퍼넬로 이중생활을 한다. 그는 프랑스 유명 여배우 마그리트와 국적을 초월해 결혼하지만, 아내를 프랑스 첩자로 오해해 차갑게 돌변하면서 부부의 운명은 엇갈린다.


음악은 ‘지킬 앤 하이드’의 프랭크 와일드 혼이 작곡했다. 18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화려한 의상과 입체적인 무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로코코 양식의 패션, 프랑스 국립극장 코메디 프랑세즈의 내부장식을 본 뜬 무대는 거대한 단두대, 바스티유 감옥 등 차가운 무대와 강렬하게 대비된다.

국내서만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등 다수 화제작을 연출한 데이비드 스완이 연출을 맡았다. 그의 한국에서의 10번째 연출작이다. 스완은 “브로드웨이에서이 공연을 처음 봤을 때 작업하고 싶었다.훌륭한 곡들을 담고 있고, 탄탄한 드라마와 액션, 약간의 코미디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퍼시이자 스칼렛 핌퍼넬역에 박건형, 박광현, 한지상, 마그리트역에 김선영과 바다가 캐스팅됐다. 1577-3363

이 밖에 프랑스혁명을 본격적으로 다룬 프랑스뮤지컬 ‘1789, 바스티유의 연인들’이 라이센스 공연으로 2015년께 국내에서 초연될 예정이다. 공연계는 프랑스혁명 열풍에 푹 빠져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