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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렌스젠더ㆍ동성애 코드, 문화계를 뒤덮다
‘동성애 코드’가 문화계 전반을 뒤덮고 있다. 올 들어 프랑스 동성결혼법 시행, 일본의 첫 레즈비언 국회의원 탄생 등 동성애자가 주류 사회에 편입하는 다양성의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동성애를 다룬 작품 역시 문화계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칸 영화제에서 레즈비언 영화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의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은 그 하이라이트다.

국내서도 동성애, 트렌스젠더 등 성적 소수자를 다룬 연극, 뮤지컬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회적 규범을 탈피하려는 예술의 속성 상 공연계에서 동성애 코드가 새삼 스럽지는 않지만 최근 더욱 강세다.

28일 두산아트센터에서 막 오른 연극 ‘나는 나의 아내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실존인물로, 복장도착자였던 샤로테 폰 말스토르프의 일대기를 기록한 작품이다. 중년배우 남명렬은 검은색 복고풍 원피스에 진주목걸이를 두르고 여자구두를 신고 나와 2시간 동안 혼자 35역을 연기한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샤로테는 “모든 사람은 그 안에 여성성과 남성성을 갖고 있다. 한 나무에서 똑같은 나뭇잎은 없다”는 말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항변한다.

6월2일 막 내리는 뮤지컬 ‘드랙퀸’은 화려한 여성복장을 하고 음악과 춤을 추는 남성을 지칭하는 ‘드랙퀸’ 쇼 뮤지컬이다. 실제 트렌스젠더인 하리수가 주연해 개막 당시 화제를 일으켰다. 트렌스젠더 ‘헤드윅’의 삶을 다룬 뮤지컬 ‘헤드윅’은 6월 재공연에 돌입한다.


공연장 밖에서도 동성애 문화를 쉽게 만날 수 있다. 6월1일부터 16일까지 마포구 홍대앞 거리에선 퀴어문화축제가 펼쳐진다. 올해로 벌써 14회째다. 첫 날 성소수자들이 거리 퍼레이드를 펼치고, 개막식에선 게이 목사커플, 레즈비언과 그 가족, 트렌스젠더와 그 친구들 등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동성결혼한 영화감독 김조광수 커플과 하리수 부부도 참석한다.

동성애 문화는, 이성애 관객이나 일반 축제 참여자도 거리낌없이 다같이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이런 작품들이 인간의 존엄성, 보편적 인류애 등을 담고 있어서다. 보다 대중적인 소극장 뮤지컬계에선 오히려 흥행 요건이 됐다. 꽃미남 배우 2인의 동성애, 미스테리를 더한 흥행공식을 따르는 ‘쓰릴미’ ‘트레이스유’ ‘풍월주’ 등이 20~30대 여성이 주류인 뮤지컬 수요층에 여전히 통하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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