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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체 실종 패션? 대략 난감이야!



<제 758회> 바람에 맞서는 법 47






“하체 실총? 태략 난캄?”

강유리가 군복 윗도리의 단추를 채우는 동안 N-Dos단의 젊은 병사는 그녀의 미끈한 허벅지와 종아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끈끈한 눈빛… 그러고 보니 좀전에 비키니 스타일로 골프 퍼포먼스를 벌인 뒤에 아직 그 위에 스커트조차도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아, 이걸 어쩌나… 그녀는 점점 겁에 질려가고 있었다.

“뭐라고요? 하체 실종?”

“오우 예스! 하체 실총… 태략 난캄!”

그는 아무래도 특공요원으로 투입되기 전에 속성으로 한국말을 배운 모양이었다. 어쩌면 그의 선생님이 젊은 한국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요즘 강남의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하체 실종’이라거나 ‘대략 난감’이라는 신조어를 구사할 수 있을까.

N-Dos 단의 젊은 병사는 강유리의 아랫도리가 실종되어 매우 난감한 모양이었다. 원래 비키니라는 옷이 위로는 안경처럼 생겨먹은 헝겊쪼가리 한 장에, 아래로는 삼각형 모양의 헝겊쪼가리 한 장으로 이루어진 옷 아닌가. 게다가 강유리는 그나마 안경 같은 윗도리마저 벗고 있었으니… 그 젊은 병사의 눈빛은 끈끈할 수밖에 없었다.

“키다려 봐요!”

머신의 조수석에 앉은 채로 그는 주섬주섬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윗도리는 예전에 벗어주었으니 이제 바지만 벗으면 그는 에덴동산을 거닐던 아담의 모습으로 돌아갈 판국이었다.

“어머머! 이걸 어째.”

그녀는 질끈 눈을 감았다. 이미 어둠에 젖어든 벌판, 소리를 질러봐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이 괴한이 다짜고짜 바지를 벗다니….

“풋 언, 추라이!”

그러나 N-Dos 단의 젊은 병사는 순수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겸연쩍다는 듯 고개를 외로 돌리고는 한쪽 팔을 뻗어 군복 바지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걸… 입으라고요?”

“…….”

자고로 예쁜 여자 앞에선 모든 남자는 얼간이가 되는 법. 이국의 젊은 병사 역시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더라는 말이다. 그제야 실눈을 뜨고 보니… 그 병사는 수줍은 모습으로 사타구니를 움켜쥔 채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반바지 차림의 군복 팬티를 걸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 병사가 언제 짐승으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는 얼른 군복 바지를 꿰입었다. 그러니 어떤 상황으로 변했을까? 어느새 강유리는 N-Dos 단의 특공요원과 같았고, 팬티만 입은 채 쪼그려 앉아있는 그 병사야말로 끌려가는 인질과도 같았다.

‘콰르릉! 끼익!’

그 순간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뿜으며 한 무더기의 차량이 그들 곁으로 돌진해 들어왔다. 유민 회장의 특명을 받고 CF 제작을 하기 위해 뒤따라온 제작팀 차량들이었다. 곧이어 차량들이 급정거하는 소리, 문 여닫는 소리, 구둣발 소리가 들려오더니 ‘손들어!’, ‘꼼짝 마!’ 하는 외마디 고함들이 터져 나왔다.

“괴한은 꼼짝 말고 손들어! 골프 모델 아가씨는 이제 안심해도 됩니다.”

천재 비서, 중국통 비서, 매체통 비서, 한물 간 CF 감독 등등이 저마다 손에 몽둥이를 하나씩 들고 내려서서 강유리의 머신을 에워쌌다. 열댓 명의 제작팀원은 촬영용 조명등을 훤하게 밝혀든 모습이었다. 이를테면 그들은 괴한에게 납치된 한국의 골프 선수를 구하기 위한 의용대인 셈이었다.

그러나 조명이 훤하게 밝혀지자 뜻밖에도… 납치범은 알몸으로 벌벌 떨고만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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