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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화 큰 스승들의 회화 한자리에…산정 유산 일랑 3인전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우리 것은 멀리 한채 서양 것을 쫓기 바쁜 세태 탓에 요즘 한국화단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로 한국화가들의 생생한 필치를 엿볼 수 있는 기획전이 열려 반가움을 준다.

서울 관훈동의 세종화랑(대표 박정준)은 ‘예술원 원로회원 3인 3색전‘을 오는 13일까지 개최한다. ’한국화를 빛낸 화사(畵師)‘전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전시에는 산정 서세옥, 유산 민경갑, 일랑 이종상 화백이 초대됐다.

전시부제 그대로 한국화단의 큰 스승으로 꼽히는 세 작가는모두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후학 양성에 힘쓴바 있다. 또 앞서거니 뒷서거니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에 선정돼 활동 중인 것도 공통점이다. 이들의 작품은 한국화를 빛낸 화사(畵師)다운 격조를 보여준다. 세종화랑은 전통화풍을 기반으로 한국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 30여점을 내걸었다.

산정 서세옥 화백(84)은 전통적 동양화를 오늘의 조형어법으로 계승하며 한국화의 현대적 변용을 이끈 작가. 특히 먹과 붓으로 독자적이면서도 기품있는 추상의 세계를 구축해 주목받은바 있다. 1970년대 이후 그가 선보인 새로운 한국화는 화단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이번 전시에는 염소를 돌보는 틈틈이 책을 읽는 목동을 담담하게 그린 ‘독서(촌음시경)’ 등 사실적 화풍의 전반기 작품 10여점이 나왔다. 선비들인 남긴 문인화에서 엿볼 수 있는 문기가 가득한 그림들이다.

유산 민경갑 화백(80)은 1960년대 한국화로는 처음으로 국전에 추상작품을 출품해 최연소 추천작가로 데뷔한 작가. 중국의 수묵화풍과 또다른 우리 그림만의 멋을 제시한 그는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 탈피해 현대 한국화의 또다른 실험을 펼쳤다. 그의 감각적이면서도 짜임새있는 회화는 소장자들로부터 늘 사랑받고 있다. 전시에는 빨강 노랑 초록 등 원색의 화려함이 살아있는 꽃그림과 산그림 등 10점이 내걸렸다.

일랑 이종상 화백(75)은 5만원 지폐 속 신사임당과 5000원권의 율곡 이이 초상화를 그린 유명화가. 그는 전통의 맥을 잇되, 고여있는 물처럼 고루한 한국화가 아니라 혁신적인 실험을 끝없이 시도함으로써 많은 후배들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 


일랑은 “요즘 한국화를 거론할 때마다 한국화는 명칭만 있을 뿐 그에 합당한 실체를 보기 힘들다고 한다. 워낙 서양화가 득세하다 보니 우리 것에 대한 인식은 날로 소홀해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고유의 회화양식과 예술철학에 대한 새로운 연구와 통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도 문화심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일랑은 장지에 일획으로 내려그은 ‘원형상’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박정준 세종화랑 대표는 “화랑 개관 30주년을 맞아 한국화 대가들의 예술 세계를 한자리에서 음미할 수 있도록 쉽게 접하기 힘든 작품을 모았다”고 밝혔다. (02)722-2211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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