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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삼성증권발 증권가 태풍부나..
[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지난달 취재차 들른 홍콩. 세계금융시장 침체속에 홍콩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증권은 100명이 넘던 현지법인 인력 중 80명을 내보낸 상태였다.

삼성증권의 해외발 몸집 줄이기가 마침내 국내서도 시작됐다. 삼성증권은 이번주부터 대리 및 과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삼성그룹 관계사로의 전출 희망자를 받기 시작했다. 삼성증권 총 직원은 3000명선으로 이 중 대리ㆍ과장급은 1000명 정도다. 삼성증권은 다음주까지 신청을 받고 이달 중에는 관계사의 수요에 맞춰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전광석화’(電光石火)의 속도다. 그 만큼 위기감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삼성증권은 이미 삼성생명ㆍ화재ㆍ카드 등 금융관계사와 삼성전자로부터 필요인력도 미리 받아뒀다. 내부적으로 100명선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불황속에 사업체질 개선을 위한 고육책으로 관계사로의 전환배치를 단행하게 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2011년에도 10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삼성그룹이 발빠른 정보력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선제 대응을 해나간다는 점에서 이번 인력전환배치는 증권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증권사 주총을 통해 대표들의 재선임 및 신구 교체가 마무리,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지고 있다. 최근 증권업계는 거래수수료 급감 등으로 수익기반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대형 증권사들은 투자은행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중소형사들은 차별화된 수익원 찾기에 골몰한다.

코스피 2000선을 회복했던 주가도 다시 고꾸라지며 침체되는 분위기다. 어떤 형태로든 새출발을 위한 체형 및 체질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지점통폐합, 임금삭감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해온 증권사들도 있지만 이번 삼성증권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에 전례없는 매서운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무조건 살을 뺀다고 능사는 아니다. 힘을 낼 수 있는 근력도 함께 키워 한다. 증권사마다 생존을 위한 다이어트는 불가피하지만 성장의 힘을 갖춰가는 방안도 같이 마련하는 전략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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