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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 김석동> 대한민국 경제와 한국인의 DNA
한국 세계가 놀란 압축성장
50년간 GDP 34.5배 증가
기마유목민 DNA가 성장 동력

지구촌 위기 또 한번 변신할때



대한민국의 현대경제사는 세계 경제사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드라마로 기록될 것이다. 지난 50년 만에 한반도의 가난하고 작은 국가가 세계 200여개 국가 중 15번째 국가를 건설했다. 중상주의 이후 세계적인 국가를 건설한 당대의 스페인, 영국, 미국, 일본 등의 사례를 계량적으로 분석해도 이처럼 놀라운 성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의 성과는 눈부시다. 50년간 세계 GDP(국내총생산)가 6.6배 증가하는 동안 한국 GDP는 34.5배 증가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1950년 이후 세계 10대 수출국가에 새로 진입한 국가는 일본, 중국, 한국 3개국뿐이다. 그만큼 신흥국가가 국제 경제질서 속에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한국은 세계 7번째 수출국가, 9번째 무역국가로 D램(DRAM) 1위, 휴대폰 1위, 조선 1위, 디스플레이 1위, 자동차 5위, 철강 6위 생산국이다. 세계 초고층 빌딩 10개 중 3개는 한국 회사가 건설했다. 우리 1인당 GDP는 1960년 79달러, 1970년 243달러에서 1977년에 1000달러, 1996년에 1만달러, 2007년에 2만달러를 각각 돌파했다. 가히 기적이라 일컬을 만하다.

이 기적은 어디에 기인하는가. 학자들의 연구 테마이며, 많은 신흥국가의 케이스스터디(case studyㆍ연구 사례) 대상이다. 경제 성장은 인력(L), 기술(T), 자본(K)의 결합이지만 우리의 경우 추가적인 2개의 버팀 기둥이 작동했다. 그 하나가 수출 지향형 확장경제와 신산업에 대한 도전과 과감한 투자로 요약되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다. 다른 하나는 시장ㆍ경쟁 친화적인 문화, 그리고 강한 성취동기와 의지로 표현될 수 있는 ‘한국인의 DNA’라고 본다. 바로 이 ‘전략’과 ‘DNA’가 오늘날 거함 대한민국호(號)를 진수시킨 근본적 에너지가 아닐까 한다.

특히 한국인의 DNA는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인은 과거 유라시아 대초원을 무대로 활약하던 기마유목민의 DNA를 가지고 있으며 그 DNA는 엄격한 자연조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목민이 가지고 있던 ‘용감’하고, 동시에 ‘유능’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독특한 인간 유형에서 유래한다. 이 유목민들은 구성원이 강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고, 사회 전체가 풍부한 자립심을 가지는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가치관으로 무장돼 있으며, 바로 이 유목민이 주축이 된 유목기마군단은 혁명적인 전투력을 발휘하면서 기원전 8세기께부터 약 2500년간 유라시아 스텝 지역에서 동ㆍ서양에 걸쳐 거대 국가를 끊임없이 건설해온 주역이다. 스키타이, 흉노, 선비, 유연, 돌궐, 위구르, 거란, 셀주크 튀르크, 몽골, 티무르ㆍ무굴, 오스만 튀르크, 금나라와 청나라 등을 건설한 세력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이 바로 고대로부터 한민족을 이루는 우리와 확실한 연결고리를 가진 세력들이라 하겠다.

대한민국은 세계를 무대로 노마드의 진취적이고, 또 역동적인 활동으로 순항해왔지만 지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대단히 어렵다. 성공드라마의 무대인 세계 경제는 침체와 불확실에 직면해 있으며, 한국호 순항의 항로였던 자본주의 패러다임도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국호 진로 앞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다는 얘기다.

또 우리 앞에 있는 14개 국가는 미ㆍ중ㆍ일 등 G7(주요 7개국), 그리고 우리나라 면적의 170배인 러시아, 100배인 캐나다, 85배인 브라질, 77배인 호주, 33배인 인도, 20배인 멕시코, 5배인 스페인이다. 이제는 한 단계 상승도 절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세계 속에 어떻게 자리 잡아나가야 하는 걸까. 현대경제사에서 기적을 창출한 우리 에너지의 원천이 어디에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돌이켜볼 때다. 세계를 무대로 거침없이 도전하고 또 이뤄낸 한국인의 DNA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시대 상황은 우리에게 더 창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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