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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신지려 · 신심지려…中 순방은 모두 ‘~의 여행’<之旅>?
[베이징=한석희 기자] 심신지려(心信之旅) 파빙지려(破氷之旅) 융빙지려(融氷之旅) 난춘지려(暖春之旅) 석우지려(釋憂之旅). 외국 정상의 중국 순방이나 중국 정상의 해외순방에는 어김없이 ‘지려’(之旅)로 끝나는 4자성어가 등장한다. ‘~의 여행’이 일종의 관용어로 자리잡은 셈이다.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 방중 슬로건인 심신지려(心信之旅ㆍ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는 지난해 시진핑 당시 부주석의 미국 방문 당시 쓰였던 ‘신심지려’(信心之旅ㆍ자신감의 여행)에서 차용됐다. 당시 시 부주석의 미국방문은 미ㆍ중 관계가 미래지향적이고 우호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신심지려’로 불렸다.

사실 ‘~지려’를 통해 순방의 의미를 찾는 관행은 지난 2005년 대만의 장빙쿤(江丙坤) 국민당 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국민당의 방중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대만과 중국의 긴장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장빙쿤 부주석의 방중을 홍콩 언론들이 ‘파빙지려’(破氷之旅ㆍ얼음을 깨는 여행)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시작됐다.

파빙지려는 2006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냉각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면서도 사용했다. 당시 일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다 센카쿠열도 영유권 및 과거사 문제 등으로 중ㆍ일 관계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이후 이듬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일본 답방은 ‘융빙지려’(融氷之旅ㆍ얼음을 녹이는 여행)로, 2008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방일은 ‘난춘지려’(暖春之旅ㆍ따뜻한 봄날의 여행)로 불렸다. 지난 2011년 후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 역시 ‘석우지려’(釋憂之旅)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미국의 우려, 중국에 대한 의심을 풀어줄 여행이라는 의미다.

한편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영어 슬로건 ‘Bound by trust forward together(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신뢰 동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때 쓰던 단어를 차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 당시 미국 민주당의 선거캠페인 슬로건이 ‘앞으로(forward)’였고, 젊은 유권자들을 상대할 때 오바마 캠프는 ‘더 큰 단결(Greater Together)’이라는 구호를 내걸었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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