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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존엄 우롱” “NLL은 유령선”...논란에 기름끼얹는 북한
북한이 사흘만에 2007년 남북정상회담록 공개에 대해 ‘최고존엄(김정일)에 대한 우롱’, ‘대화상대방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북방한계선(NLL)도 ‘유령선(線)’이라고 주장했다. 대화록 공개를 둘러싼 적법성 논란과 NLL 공방에 불을 지핀 셈이다. 하지만 한중 정상회담이 28일 열리는 점을 감안해서인지 남북간 대화를 중단하겠다는 표현은 담지 않았다.

27일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긴급성명 형식을 통해 “수뇌상봉담화록(정상회담록)은 어느 나라에서나 최대의 극비로 되어있으며 남조선에서도 대통령기록물로 엄격히 비밀에 붙여져 왔다”면서 “괴뢰보수패당이 우리의 승인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수뇌상봉담화록을 공개한 것은 우리의 최고존엄에 대한 우롱이고 대화상대방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방한계선 문제는 그것을 그어놓은 미국조차도 불법무법성을 인정한 유령선이며, 지난 10.4선언이 성실히 이행됐더라면 오늘날 아무 문제로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에 공개된 담화록을 통해 괴뢰보수패당이 걸고들던 문제들이 사실과 맞지 않는 억지주장에 불과하다는것이 여지없이 드러났다”고 밝혀, 대화록 내용을 사실상 확인했다.

주목할 부분은 성명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사건이 터지면서 현 정권의 존립기반이 밑뿌리채 흔들리게 되자 그것을 눌러버리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내용을 다시금 문제시하던 끝에 수뇌상봉담화록을 전격 공개해버리는 추태를 부렸다”고 분석한 점이다. 이어 ‘지금 남조선에서 야당을 비롯한 각계층과 언론들은 사상초유의 국기문란, 쿠데타, 내란, 초법적행위 등으로 강력히 성토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대화록 공개후 남한 내 여론을 예의주시 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는 담화록 공개가 청와대의 현 당국자의 직접적인 승인이 없이는 이루어질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적시한 대목에도 확인된다.

아울러 “종북을 내들고 문제시하려 든다면 역대 괴뢰당국자치고 지금까지 평양을 방문하였던 그 누구도 여기에서 자유로울수 없다”고 겁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2005년 평양 방문을 포괄해 남한 내 인사의 발언을 문제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대화 중단을 명시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다.

‘북남 관계개선을 위한 대화에 바른 마음을 가지고 나설수 있겠는가’. ‘담화록까지 서슴없이 당리당략의 정치적제물로 삼는데 신뢰를 논할 체면이 있는가’ 등의 표현을 썼지만, 예전 대화중단을 선언할 때 처럼 ‘상종하지 않겠다’는 언급은 없었다. 또 ‘정상외교의 진정성을 과연 믿을수 있겠는가’라고 표현해, 정상회담 의지를 가졌었음을 드러냈다.

28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가 핵심안건인 만큼 초강경 자세를 보일 경우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중 회담 이후 중국의 북한에 대한 남북대화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은 데, 벌써부터 운신의 폭을 좁힐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성명은 정상회담록의 다른 당사자로서 대화록 공개에 반발하면서, ‘남남갈등’을 자극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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