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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 역세권 ‘길’ 들의 전쟁 살펴보니…
[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ㆍ박영서 인턴기자] 서울 역세권 ‘길’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 길들엔 나름의 특징있는 이름이 붙었다. 한강진역 인근엔 ‘꼼데가르송’, 신사역엔 ‘가로수’등이다. 20년을 넘긴 압구정 로데오길엔 거꾸로 길 이름을 따 ‘압구정로데오 역’이 생겼다. 개성있는 이름 만큼 이들 상권의 입점경쟁도 각각의 특징이 뚜렷하다.

▶ ‘고급문화ㆍ카페거리’ 꼼데가르송 길, 건물도 상가시세도 쑥쑥=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인근 이태원로, 3년 전 해외 명품 브랜드 ‘꼼데가르송’의 플래그십스토어(브랜드체험 전문매장)가 역 옆에 자리하면서 이 곳은 꼼데가르송 길(이하 ‘꼼데 길’)로 불렸다. 리움 미술관과 맞은편 블루스퀘어 등 문화ㆍ공연공간도 지척이다. 그래서일까. ‘금강산도 식후경’을 강조하듯 꼼데 길 인근엔 레스토랑과 카페ㆍ바가 즐비하다. 꼼데길에서 40년간 공인중개사를 운영 중인 김 모씨는 “미술관을 들르거나 공연을 본 사람들을 위한 음식점, 카페, 바를 차리면 장사가 잘 된다”며 “안쪽 길의 16.5㎡짜리 카페 매출만 하루 1200만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먹거리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을 겨냥한 퓨전음식이나 유럽풍 인테리어는 필수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동네장사인 맥주ㆍ치킨집을 차리면 바로 망한다”고 귀띔했다.

이곳 상가 가격도 상승일로다. FR인베스트먼트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이곳 점포의 월 임대료는 1층 82.5㎡ 기준 최고 1300만원, 보증금은 5억원을 넘는다. 3년 새 4∼5배씩 올랐다. 권리금도 2010년 8000만원에서 작년 말 2억원으로 2년 새 갑절을 넘겼다. 

서울 역세권 ‘길’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3년 전 한강진역 옆에 꼼데가르송 플래그십스토어가 입점하면서 인근엔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가 들어서는 등 변신이 한창이다(사진1). 가로수길엔 각종 SPA매장이 자리하며 글로벌패션의 각축장이 됐다(사진2). 상대적으로 명성에 빛이 바랜 압구정로데오길도 지자체 주도의 행사가 열리는 등 변화를 모색중이다.

꼼데 길의 고급 먹거리 입점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로변엔 제일모직 등 삼성계열 대기업의 업무시설과 현대카드 사옥이 신축중이라 배후수요는 더 늘 것이란 분석이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이곳 상권 시세는 10%가량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로수길, 글로벌 패션 각축장= 신사역 부근 가로수길은 2∼3년 전 부터 기존 카페들이 이면도로인 ‘세로수길’로 밀려난 대신 SPA 매장들이 자리했다. SPA란 자사 의류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해 유통까지 하는 형태다. 현재 가로수길엔 15개 가량의 SPA매장이 경쟁중이다. 지난해 제일모직이 론칭한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가로수길점은 하루 매장 방문객 수만 최고3000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서울 상권 최고 수준인 이곳 점포시세도 내려갈 줄 모른다. 부동산정보업계에 따르면 현재 1층 66㎡기준 월 임대료는 최고 4700만원으로 3년 전보다 10배 이상 뛰었다. 보증금도 11억원으로 2010년 대비 갑절 이상이다. 인근 B공인 박 모대표는 “33㎡짜리 작은 점포의 권리금도 2억원부터 시작한다”며 “건물마다 편차가 있지만 시세가 떨어질 일은 없다”고 말했다.

▶변화 모색 중인 압구정 로데오길= 가로수길과 꼼데 길에 밀리면서 압구정 로데오길의 명성은 퇴색했다. 명품 숍 등이 떠난 자리엔 중저가 의류브랜드 및 커피전문점들이 경쟁중이지만 예전만 못하다. 인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이곳 상가 일부는 권리금이 ‘0원’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엔 지자체까지 나서 상권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 6일 강남구청은 ‘압구정로데오페스티벌’을 처음 열고 40여개 브랜드 점포가 참여한 ‘아트마켓’을 열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매년 이같은 행사를 개최해 상권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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