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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비싼 임차료 감당못해…은행들 물러난 자리…화장품 · 패션 꿰차다
대한민국 ‘금싸라기 땅’의 주인이 바뀌고 있다. 화장품ㆍ패션 브랜드나 식음료 업체들이 비싼 땅을 속속 꿰차면서 자연스레 은행 등 금융사 지점들은 밀려나는 추세다. 이는 경기가 안 좋아도 ‘먹고 마시고 꾸미는’ 소비는 비교적 탄탄한 반면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의 심화 등으로 금융사들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조사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위 10위 현황을 보면 화장품ㆍ패션 매장이 7곳에 달했다. 이는 10년 새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30위권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총 12곳이 화장품ㆍ패션매장이었다.

가장 비싼 땅인 서울 명동 한복판의 충무로1가 24-2번지에는 화장품 브랜드인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이 운영 중이다. 이 매장은 826㎡ 규모로 공시지가는 ㎡당 7000만원이며 월 임차료는 2억5000만원에 달한다. 국토교통부가 표준지로 지정한 지난 2005년도에 이곳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매장이 있었다. 그러다 다음해 또 다른 커피전문점 ‘파스쿠찌’로 간판이 바뀌었고 일본과 동남아 등에 한류열풍이 불어닥친 2009년 7월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이 문을 열었다.

명동2가에 위치한 의류 매장 ‘타비’가 우리은행 명동점과 함께 전국 공시지가 공동 2위에 올랐고, 이어 3위는 화장품 브랜드인 ‘토니모리’ 명동1호점이 차지했다. 또 슈즈 전문 브랜드 ‘스프리스’ 명동점 6위, 여성의류매장 ‘투미(2ME)’ 명동점 7위, 화장품 브랜드 ‘더 페이스샵’ 명동3호점 9위, 토니모리 명동3호점 공동 10위 등으로 조사됐다.

공시지가 상위권에서 화장품ㆍ패션 매장들의 강세는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주목할 만한 변화다.

2003년 1월 1일 기준 표준지 공시지가 상위 10위를 보면 우리은행 명동점이 ㎡당 3600만원으로 최고 비싼 땅이었다. 패션 매장은 충무로 2가 ‘리바이스’와 당시 패션명소였던 유투존의 ‘무크’ 및 ‘쥬얼리’ 등이 2∼4위로 10위권 내 총 3곳에 그쳤다. 이어 5∼10위는 명동1가의 뉴서울빌딩 한국투자신탁, 양원빌딩 ‘한우마을’, ‘버거킹’ 명동지점, ‘취천루’, 종로2가 미려빌딩, 충무로2가 유풍빌딩 ‘피자헛’ 등이 포진했었다.

2013년 상위 11~30위권에서도 화장품ㆍ패션매장이 여럿 눈에 띈다. 의류매장 ‘스파오’ 명동점(13위), 슈즈브랜드 ‘크록스’ 명동점(15위), 패션 편집매장 ‘에이랜드’ 명동본점(20위), 화장품브랜드 ‘투포스쿨’ 명동점(공동 23위), 화장품브랜드 ‘이츠스킨’ 명동점(29위) 등이 그 주인공이다. 또 공동 23위인 명동 타워빌딩 1층에도 슈즈 편집매장 ‘폴더’가 영업 중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동 인구가 많은 국내 최대 상권인 명동에 매장을 내면서 국내외 고객들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와 더불어 매출도 꾸준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음식점, 카페, 베이커리 등도 비싼 땅을 많이 차지하고 있다. 명동1가의 일식전문점 ‘카츠라’와 만두전문점 ‘취천루’가 각각 공시지가 8위와 공동 10위에 올라 있다. 또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크라상’ 강남점은 16위, 충무로1가 ‘윤희네 떡볶이’ 18위, 명동2가 카페코지 19위, 충무로2가 ‘유가네 닭갈비’ 21위, 종로2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30위 등으로 조사됐다. 서초구 서초동 대동빌딩(14위) 1층에는 베이커리 브랜드인 ‘마인츠 돔’ 강남역점이 들어서 있다. 교보생명 종로빌딩(27위)에는 2011년 리모델링 후 1층에 파리크라상이 입점했고 2층엔 SPC그룹에서 운영하는 프랑스 레스토랑 ‘라브리’가 영업 중이다. 이에 비해 상위 30위권 내 빌딩 중 1층에 은행 지점들만 자리잡고 있는 곳은 강남구 역삼동 글래스타워(17위)와 종로구 서린동 영풍빌딩(25위), 단 2곳으로 나타났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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