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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지하철 달릴때마다 아파트도 달려…‘황금알’ 역세권에 돈 몰린다
부동산업계는…
최고가’기록 부동산 공통점은 역세권
교통여건 좋고 편의시설 잘갖춰져있어
중산층 내집마련 1순위 필수 고려사항

역과 100~200m 떨어진 아파트
평균 가격은 6억2870만원
200~300m 거리는 5억9943만원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서울 중구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점’(3.3㎡당 2억3100만원), 국내 가장 고가 아파트 많은 단지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전용 271㎡형 실거래가 54억9000만원), 재건축 아파트 중 가장 비싼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아파트(3.3㎡당 5550만원), 2015년 준공 예정인 국내 최고 높이 123층(555m) 초고층 빌딩 ‘제2롯데월드타워’.…

저마다 국내 부동산에서 ‘최고’ 기록을 가진 이들의 공통점은 또 있다. 모두 지하철과 가까운 ‘역세권’이라는 점이다. 교통 여건이 좋아 사람들이 쉽게 다닐 수 있고 생활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는 이야기다. 역세권이 국내 최고 부동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업계에는 ‘뚫리는 길을 따라 부동산이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교통 여건이 부동산 가치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가장 많이 누릴 수 있는 역세권은 부동산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이라고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시 도시계획 용어사전에 따르면 ‘역세권’은 ‘역(기차ㆍ지하철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업, 업무, 주거 등의 활동이 이뤄지는 반경 500m 이내 지역’을 뜻한다. 보통 걸어서 5~10분 이내 역에 도달 할 수 있는 위치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도시계획을 짤 때도 역에서 500m로 범위로 역세권을 한정한다.

역세권은 도시에서 대중교통 수단을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몰리고 상업, 업무, 숙박, 주거시설이 발전한다. 특히 환승역이 있는 곳은 유동인구가 집중해 땅의 가치는 급등하는 게 일반적이다.

역세권은 대중교통 이용이 많은 중산층 사이에 내 집 마련 1순위로 꼽히는 필수 고려사항이다. 리서치전문기업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7세 이상 자녀를 둔 서울과 신도시 부모 1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거주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교육환경’이나 ‘편의시설’ 등 보다 ‘교통 편의’(54.5%)를 가장 많이 꼽았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대중교통으로 직장에 쉽게 다닐 수 있는 역세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역세권을 선호하니 역세권 부동산은 비쌀 수밖에 없다. 부동산114가 서울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 지하철 역세권 아파트(500m 이내)는 가구당 5억7285만원이고 비역세권 아파트는 4억5406만원으로 1억원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역세권도 200m 이내의 ‘초역세권’ 가치는 더 높다. 역과 100~200m 떨어진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6억2870만원, 200~300m 거리의 아파트는 5억9943만원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철 역 반경 200m를 벗어나면 100m구간 별로 평균 3407만원씩 아파트 가격이 낮아졌다. 

서울 역세권 경쟁이 치열하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7호선과 분당선이 지나는 강남구청역, 한강진역 ‘꼼데 가르송길’신사역 ‘가로수길’, 압구정 ‘로데오길'.

역세권에 대한 선호가 높다 보니 지하철 등이 들어오면서 역세권으로 변하는 지역 부동산은 인기를 끈다. 지난해 개통한 신분당선 1단계와 분당선 연장구간(죽전~기흥) 주변 부동산이 대표적이다. 이들 노선이 개통되면서 노선이 지나는 분당과 용인과 같은 수도권 남부권 집값은 하락세를 멈추거나 완화됐고, 신갈역 주변 아파트 등 일부는 상승한 곳도 나타났다.

요즘은 역세권도 차별화하는 분위기다. 단순히 한 개 노선만이 아니라 2~3개 노선이 함께 지나는 ‘더블’ ‘트리플’ 역세권이 더 주목받는다. 지하철 2ㆍ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 인근이나, 지하철 5ㆍ6호선, 공항철도, 경의선이 지나는 마포구 공덕역 주변과 지하철 2ㆍ5호선, 분당선, 중앙선이 겹치는 왕십리역 주변 등의 주택은 가치가 더 높다고 평가받는다.

지하철 노선별로 지나는 지역, 승하차 인원에 따른 집객 효과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역세권별 평균 아파트값은 큰 차이를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당선 주변 아파트값이 10억9372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도곡, 산릉, 강남 등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을 지나는 게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그 뒤로 3호선(8억2564만원), 9호선(7억2314만원), 중앙선(6억4348만원) 등이 차지하고 있다. 1호선 역세권은 평균 아파트값이 3억7953만원으로 전체 12개 노선 중 가장 낮다.

역세권 여부가 주택 수요자들이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보니 ‘짝퉁’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 분양 홍보자료에는 역세권으로 표시해 놓았지만 막상 걸어가 보면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로 역이 먼 곳도 많다. 홍보 담당자는 걸어서 10분 거리라고 했지만 막상 실제 걸어 보면 20분 이상 걸리는 식이다. 거리 표시도 직선표시로 해 놓아 500m 이내라고 해 놓았지만, 도로를 따라 건물 등을 돌아가다 보면 그 이상인 경우도 많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역세권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할 정도의 거리인 곳도 꽤 많다”며 “실제 거리와 도보 가능 여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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