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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이름ㆍ얼굴 바꾼 정의당, 본질까지 바꿔야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진보정의당이 21일 당명에서 ‘진보’를 떼어냈다.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폭력과 부정, 반민주적 가치로 낙인 찍힌 기존 ‘진보’와 차별화하려는 의도다. 새당명은 ‘정의당’이다.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천호선 최고위원을 신임 당대표로 선출하면서 당의 ‘얼굴’에서 ‘노동’도 지웠다.

당 관계자는 “전통적인 노동운동 출신이 아닌 신임 당대표가 자체가 진보의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천 대표도 당선 직후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제가 대표가 된 것을 진보 혁신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당의 이름과 얼굴에서 ‘진보’와 ‘노동’을 털어낸 정의당은 이제 ‘새로운 진보’를 모색한다는 각오다. 붉은 머리띠를 둘러매고, 주먹을 불끈 쥔 손으로, 강경한 구호를 외치는 ‘낡은 진보’를 혁신하겠다고 한다. 천 대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데 불편함이 있다면 그것은 대중정당이 아니다. 진보정치는 더 넓은 광장으로 나서야 한다. 현대적인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되자 야권 일각에서는 정의당과 기존 민주당 간의 차이점에 갸우뚱하는 이들도 있다.

사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진보정의당의 합당, 또는 높은 수준의 연대를 주문하던 이들은 여전히 ‘야권 대통합’을 꿈꾸고 있다. 이들은 진보정의당과 민주당 간 노선차이가 크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결국 ‘독자적 진보정당으로서의 소임’을 이유로 소수정당의 불리함까지 감수해 온 정의당은 앞으로 민주당과의 차별화로 그 독자노선을 증명해야하는 숙제까지 떠안았다.

보편적 복지, 공정한 시장, 협동경제의 확대, 평화로운 한반도는 진보의 출발이다. 노동자의 이익 대변, 여성과 환경ㆍ장애인 등 소수자 인권 변호는 진보의 숙명이다.

이름과 얼굴을 바꿨다고 정체성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추구할 새로운 진보의 가치를, 그들만의 언어가 아닌, 대중의 목소리로 풀어내 국민적 동의까지 얻어야 한다. 대중에게 버림받는 뒤처진 ‘진보’가 아닌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진보를 기대해본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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