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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만5000컷 그린 10년의 여정…조선왕조를 기록한 ‘국보만화’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구성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전 20권으로 완간됐다. 지난 2003년 첫권 ‘개국’을 시작으로 지난7월 22일 제20권 ‘망국’까지 10년 여정이다. 만화 조선왕조실록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실록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록의 국역화가 대중화의 기초를 닦았다면, 만화화는 비로소 대중 곁으로 다가간 작업이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정사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실록에 대한 진지한 탐색과 함께 조선사 연구서들을 탐독해 철저한 상황 고증을 거쳐 한 컷 한 컷으로 그려냈다. 그렇게 작업한 게 약 4000장, 2만5000컷이다. 일렬 종대로 약 7㎞에 달한다.

또 500여명에 달하는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려내면서 복잡한 사건과 관계를 명료화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게 구성했다. 주요사건을 씨줄로, 사건에 참여한 인물들을 날줄로 잡아 실록에서 길을 헤매기 마련인 사건과 인물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사실 원전이 되는 ’조선왕조실록’은 편년체로 사건과 인물이 명확하게 나뉘지 않는다. 당대의 사건은 앞뒤의 다른 사건과 연결되고 인물은 혼인과 핏줄, 스승과 제자, 그리고 군신의 관계로 연결되며 당파로 얽혀 맥락을 짚어가기가 쉽지 않다. 이런 복잡한 체계 속에서 씨줄과 날줄을 분리해 독자들이 이야기로 쉽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한 작업은 평가할 만하다.

박시백의 만화 실록은 정치사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안으로는 왕과 신하들의 공방이나 당파의 대결 등을 다루고, 밖으로는 조선과 명ㆍ청의 관계를 다룬다. 시사만화가로서 오래 작업해 온 그의 넓고 예리한 시각이 관통한다. 글은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공식대화는 실록의 기록에 충실하되 상황을 설명해 주는 컷에는 지금 우리가 쓰는 말로 그려냈다. 풍선 안의 대사나 효과음을 직접 손글씨 작업을 한 것도 돋보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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