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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주파수 경매 끝났는데...통신사의 끝없는 입씨름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주파수 경매가 끝났지만 통신사들의 입씨름이 끝날 줄 모른다. KT가 국내 최초로 ‘광대역 LTE-어드밴스트(LTE-A)’ 서비스를 9월부터 시작하겠다고 발표하자 경쟁사들이 LTE-A 용어를 두고 KT에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KT는 지닌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파수 경매 결과 황금 주파수인 1.8GHz 인접 대역을 확보해 광대역 LTE를 9월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900MHz와 1.8GHz를 묶은 LTE-A도 이 달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광대역 LTE-A’라는 용어를 두고 시작됐다. SK텔레콤은 “우리는 LTE-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서비스했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며 “CA(캐리어 애그리게이션)도 적용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LTE-A라는 용어를 사용해 소비자에게 혼선을 준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LTE 기술 표준을 담당하고 있는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는 CA가 적용된 기술을 LTE-A로 규정한다. 이에 따르면 ‘광대역 LTE-A’라는 기술표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KT의 ‘광대역 LTE-A’라는 용어를 사용할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입장에서 자칫 자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비교적 좁아 보일 수 있다. 작은 단어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SK텔레콤은 법률 검토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런 논쟁이 어떻게 비춰질까. 우리는 LTE-A 기술 표준 따위에 관심이 없다. 일반 소비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통신료다.

KT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광대역 LTE-A’ 서비스를 국내 최초 출시를 선포하면서 이로 인해 변화할 통신료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서비스 이용료 조차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축’ 간담회를 준비한 것. 소비자들이 SNS 등을 통해 “통신사들의 땅따먹기에 서민들이 지갑을 털어야 하느냐”고 호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광대역 LTE-A는 기업들이 만든 마케팅 용어”라며 법률 검토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LTE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통신사들은 ‘세계 최초’ ‘1위’ ‘2배’ 등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각종 광고 용어를 만들어냈다.

최근 2조4289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주파수 할당으로 오가는 장면을 목격한 소비자들은 가계 지출과 직결되는 통신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진정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법은 특정 용어를 창작이 아니다. 질 좋은 서비스에 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합당한 금액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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