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국의 숨은 명품 길을 걷는다
이야기가 있는 길을 찾아서…길을 통한 문화 창조 · 발전 프로젝트
본지 ‘길 문화’ 시리즈 시작
매주 목요일 ‘쉼’면에 게재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소통의 부재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두들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찾기 힘들기 때문일 겁니다. 지난 5년 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이 무려 600개가 넘는 길을 개발하고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이런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생긴 걷기 운동은 IMF 외환위기 이후 생긴 걷기와 마라톤 열풍과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외환위기 때의 걷기 열풍이 명예 퇴직자를 비롯한 아버지들이 나약해지지 않으려는 정신력 보강 차원이었다면 요즘 걷기 운동은 자아의 발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신형 스마트폰을 지니고 다녀도 SNS를 열심히 활용해도 소통이 잘 안 되는 시대, 앞만 보고 달리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위기의식이 발로된 측면이 강합니다. 길을 걷다보면 차를 몰고 다닐 때와는 전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은 옆과 뒤를 둘러볼 수 없습니다. 걷는 것만큼 자신을 돌아보고 치유하는 데 유용한 행위는 없다고 합니다. 

이상섭기자. babtong@heraldcorp.com


그런데 무작정 걷는 것, 남이 걷는다고 해서 따라 나선다면 그것은 마치 헬스장의 트레드밀에 올라있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길 문화’를 만드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제 길 속에 있는 수많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스토리텔링이 있는 문화 콘텐츠의 길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생존의 공간’에서는 느끼기 힘든, 자아와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자기 실존과 만날 수 있게 해드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독자들도 ‘실존의 공간’인 이 길과 함께 하며 각박한 현실을 떠나 여유를 찾고 환상과 꿈을 떠올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복잡한 생각들도 다시 한 번 정리해볼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헤럴드경제는 (사)세계걷기본부와 함께 전국에 있는 명품 길을 소개하고, 좋은 길임에도 알려지지 않은 길들을 발굴할 것입니다. ‘관동별곡 8백리길’ 등 창의적인 길을 탄생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그 길 속에 독자들의 개별적인 경험이 묻어날 수 있도록 생명을 부여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 기업이 원한다면 그 기업과 특정 길을 서로 맺어줘 걷기 문화를 만들어내는 일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헤럴드경제의 ‘길 문화 만들기’ 운동에 많은 성원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