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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많은 대회 경험이 가장 큰 자산”
꿈나무대회 개최…한국테니스 간판 이형택
잘하던 주니어들 성인되면 사라져
연습도 중요하지만 경기 많이 뛰어야


“우리 선수들이 주니어 때는 잘하다가 성인이 되면 세계무대서 사라지는 이유가 뭘까요.”

‘한국 테니스 간판’ 이형택(37)이 2009년 은퇴 후 지금까지 오로지 주니어 육성에만 힘을 쏟는 이유는, 이 작지만 기본적인 물음에서 시작됐다. 한국 선수들이 주니어 땐 세계 톱랭커들과 실력을 겨루다 성인 무대에만 오르면 힘을 못쓰는 이유. 이형택재단 이사장, 한국 테니스대표팀 육성 코치로 후배들을 양성하며 조금씩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이형택이 오는 19일 고향인 강원도 횡성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전국대회인 ‘횡성-이형택재단 전국주니어테니스대회’를 개최한다. 대회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 출전 기회를 많이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1회전에서 탈락하더라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따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2부 토너먼트를 개설한다. 선수별로 최소 4~5경기씩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형택은 “연습도 중요하지만 대회 출전을 통해 배우는 게 더 많다. 경기를 통해 테니스의 재미를 알고 저변이 확대되면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형택은 “주니어 땐 우리 선수들이 참 잘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실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뭘까 생각했다”며 “우리가 기술적인 부분은 좋은데 경기를 풀어가는 전술, 민첩성, 파워 등이 많이 부족하다. 고교 2년 때까지는 이런 부분이 눈에 안 띄지만 그 이후엔 전술, 민첩성, 파워 중 하나만 떨어져도 살아남기 어렵다. 때문에 14세 이전에 많은 대회 경험을 쌓고 운동능력을 발달시키는 훈련을 꾸준히 해주면 세계적인 선수들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이형택은 지난 2000년 US오픈 16강에 진출하면서 한국 남자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16강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2003년엔 ATP투어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한국 테니스 사상 첫 우승을 거머쥐었고,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형택은 최근 선수 복귀를 타진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형택은 이에 대해 “잠시 보류”라고 했다. 이형택은 “선수 복귀를 위해 은퇴 후 처음으로 몸을 만들었는데 예상 외로 체력이나 감각이 빨리 올라오더라”고 웃으며 “개인 스폰서까지 구했는데 여러 일들이 겹쳐서 일단 보류했다. 포기는 아니다. 당분간은 선수 육성에만 전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형택은 “재단 전용구장을 갖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그렇게 되면 꿈나무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보다 쉽고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며 “그 후엔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에 뛰는 선수들을 발굴하는 게 꿈이다. 그런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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