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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와 13%의 차이, 류현진의 성패 갈랐다
직구 최고 구속 94마일(약 151㎞). 올시즌 찍은 최고 구속(95마일)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어딘가 몸이 아프다면 던지기 힘들 구속이다. 그 역시 “전혀 아프지 않다. 내가 안 아프다면 안 아픈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언론들이 제기한 ‘부상 의혹‘은 정말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생애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그르친 류현진의 투구는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선발 등판했지만 기대에 못미친 투구를 보였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 3이닝 동안 6피안타 볼넷 하나로 4실점하고 팀이 6-4로 앞선 3회말 타석 때 대타 마이클 영과 교체됐다. 3이닝은 정규시즌 30경기를 포함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기록한 최소 이닝 투구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선 채로 잡은 스트라이크 수가 현격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빅리그 데뷔 후 처음이자 유일한 완봉승(3-0)을 기록한 지난 5월29일 LA에인절스전서 113개의 공을 던져 이 중 32개를 루킹 스트라이크로 잡았다. 28.3%의 확률로 상대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다는 얘기다.

반면 이날 애틀랜타전서는 68개의 공 가운데 9개만 루킹 스트라이크로 기록됐다. 13.2%의 확률에 불과하다. 선 채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비율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은 타자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다. 웬만한 공에는 타자들이 속지 않았다.

애틀랜타 타자들은 이날 유독 많은 커트로 류현진의 공을 골라냈다. 류현진은 3회초 에반 개티스에게 무려 11개의 공을 던졌고 이 중 7개의 공이 파울로 커트됐다. 계속 커트당하며 카운트가 몰리다 보니 슬라이더나 커브 대신 가장 자신있는 직구나 체인지업을 던질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여지없이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에 걸렸다. 상대 타자들 입장에선 너무나 쉬운 수 싸움이었다. 완벽하게 읽혔고 철저한 분석에 당했다.

때문에 류현진이 이날 고전한 가장 큰 이유는 정규시즌에 비해 구위가 크게 나빴다기 보다는 상대 타자들에게 류현진의 공이 ‘먹히지 않았다’는 편이 더 맞다. 류현진 스스로도 “직구와 체인지업이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여전히 “우리가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하면 류현진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하며 믿음을 보였다.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하면 기회는 또 올 것이다. 볼배합이든, 패턴이든, 투구폼이든 어디에선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 드러낸 류현진. 다음 기회를 확실하게 잡기 위해선 그 누구도 아닌 류현진 자신이 이 숙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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