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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디스커버리 - 매치 플레이 우승 김도훈, 우승의 원동력은 ‘열정’
KLPGA프로
지난주 열린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의 우승은 스물네살의 김도훈이 차지했다. 매치플레이의 특성상 이긴 홀의 수에 따라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김도훈은 결승에 오르기까지 5라운드를 하는 동안 한번도 18홀을 플레이하지 않는 진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마지막 결승 라운드에서는 승부가 연장전에 돌입하면서 18홀을 두 번 플레이해야 했다. 김도훈은 그러나 전혀 긴장하지 않은 모습으로 플레이를 마쳤다. 그러한 모습이 오히려 이상해보였다.

김도훈은 올해로 KPGA 투어 5년차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차분하면서도 강한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다. 하지만 신인 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골프팬들의 기억 속에 서서히 잊혀졌다. 2010년 토마토저축은행오픈에서 우승한 이후에도 성적이 들쭉날쭉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드라이버 입스로 인해 코스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고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런 김도훈이 달라졌다. 올해 김도훈은 우승까지 포함해 톱10에 8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계속 우승권에 맴돌면서 달라진 실력을 선보였다. 일관성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시합이 계속되면서 자신감은 더 나은 경기력을 불러일으켰고 마침내 지난주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우승의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김도훈은 “열정”이라고 답했다. 대부분 선수들은 같은 질문에 드라이버나 퍼팅이 잘됐기 때문이라고 기술적인 면을 이야기하는데 김도훈은 달랐다. 코스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자연 속에서 바람을 맞는 것이 기분좋다고 했다. 20대 중반의 선수가 승부욕을 느끼고 경쟁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얘기는 할 수 있지만, 바람이 좋다는 말은 잘 들어볼 수 없는 얘기다. 그 말은 승부를 넘어서서 진정 골프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모두 드러내는 패기넘치는 선수들과는 달리 김도훈은 감정을 잘 내보이지 않는 조용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승부를 향한 열정과 골프에 대한 사랑은 그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또한 김도훈은 노력해서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했다. 운동을 해서 몸에 근육이 붙는 자신을 보고 있으면 뿌듯하다는 것이다. 모범생과 같은 정답이었다. 그러한 꾸준함으로 자신을 갈고 닦아왔기에 오랜 부진을 씻고 일어설 수 있는 지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선수들이 천부적인 재능이나 감각에 의해 좋은 성과를 이룬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재능은 지속적인 노력에 의해 갈고 닦아져 좋은 결과로 빛을 발하게 된다. 다른 선수들도 지치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갖는다면 언젠가 반짝이는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노력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주는 김도훈의 두번째 우승이 너무 반갑고, 고맙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서 꾸준한 성적을 내는 선수로 남아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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