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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반가운 옐런 Fed의장 지명, 과한 기대는 금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새 의장에 재닛 옐런 현 부의장을 공식 지명했다. 워싱턴 정가가 예상했고, 뉴욕 월가에서 기대한 대로다. 그는 의회의 인준을 마치면 내년 1월 31일 임기가 끝나는 벤 버냉키 의장에 이어 미국 중앙은행을 이끌게 된다. 주지하다시피 연준 의장은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다.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한 자리다. 여성으로서 중책을 맡은 것도 이채롭지만 무엇보다 그의 지명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제거된 것이 다행스럽고 반갑다.

옐런 지명자의 의장 낙점에 세계 금융시장이 안도하는 것은 연준의 금융과 통화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옐런은 버냉키 의장과 양적완화 정책을 함께 추진했으며 더욱이 물가보다는 고용을 더 중시하는 이른바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시중 유동성 확대와 초저금리 기조 유지 등 공격적인 경기부양책 지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연준 의장에 지명된 뒤 “최악의 리세션(경기후퇴)에서 벗어나 경기를 회복하려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양적완화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것이라 걱정하지만 그보다는 경기를 부양하는 게 우선이다.

그런 점에서 특히 아시아 시장은 두 손 들어 환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아시아 각국은 내년 초 물러나는 버냉키 의장이 퇴임 전에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갈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얼핏 그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도의 언급만 나와도 자본이 이탈하고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위기에 몰리는 등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당분간 그런 걱정은 덜게 됐다. 미국 중앙은행이 자산매입 규모를 줄여도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것이다.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이날 대부분 상승세로 마감한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옐런 효과’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장 주변 신흥국들의 금융불안 완화로 긍정적 효과는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가뜩이나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이 한국의 내년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소생 기미를 보이던 세계 경제가 다시 위기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신호다. 국가 채무가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불어나 재정으로 경기를 뒷받침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국제 경제 환경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되 내실을 우선 다질 때다. ‘재정 수입 내 지출’ 원칙을 지키는 게 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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