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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돌아보는 곳, 제천 자드락길 7개 코스를 맛보세요
[헤럴드경제(제천)=서병기 기자]충북 제천(堤川)은 월악산ㆍ소백산ㆍ치악산 등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형태의 지역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제천을 가려면 말 발굽이 다 부러졌다’고 돼 있을 정도로 험준하다. 험준하다는 말은 비경이 많다는 뜻도 된다. 지금은 고속도로급의 38번 국도와 지방도가 잘 닦여 있어 교통이 매우 좋다.

제천은 청풍호(충주호)로 불리는 호수와 명산 그리고 레포츠가 어우러진 곳이기도 하다. 청풍면 도곡리에서 비봉산 정상(531m)까지 2.9㎞를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면 형형색색의 패러글라이딩을 타는 레저맨을 쉽게 볼 수 있다.


▶청풍호 주변은 ‘힐링’의 최적지

제천은 2010년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개최해 친환경 체류형 도시로 변했다. 바이오산업지대, 슬로시티(수산면), 자연치유 도시로 브랜드화됐다. 그런 지역에서 걷는 곳이 발달되지 않을 수 없다. 청풍호 주변에 형성된 자드락길이 대표적이다.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으로 선정된 자드락길은 청풍호반과 어우러지는 정겨운 산촌을 둘러보는 길이며, 호수바람과 아름답고 약초향기 그윽한 명산의 기운을 느끼며 새로운 ‘나’를 만나는 길이다.

자드락길이란 ‘나즈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일컫는다. 난이도로 보면 등산과 평지 걷기의 중간쯤에 해당한다. 총길이 58㎞, 7개 코스가 개발돼 있다. 자드락길은 7개 코스 모두 저마다의 운치를 자랑한다. 모두 청풍호를 조망할 수 있다.

청풍호를 보려면 주로 청풍나루에서 유람선을 탄다. 유람선을 타고 청풍호의 푸른 물결과 바람에 몸을 실으면 쪽빛하늘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고 그림 같은 호반의 풍광이 연인처럼 따라 다닌다. 또 차를 몰고 청풍대교 옆으로 호반을 달리면 알프스 지역에 온 것 같은 이국적인 정치가 물씬 풍기는 별장식 휴양지인 ES리조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를 지나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계절마다 고운 빛깔을 담아내는 금수산의 기암절경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진다. 계속 가면 아치 형태의 옥순대교를 지날 수 있다. 여기서 옥순봉ㆍ구담봉의 멋들어진 석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청풍호 여행의 절정이라 할 만하다. 이제 이 비경을 자드락길을 걸어서 구경하고 또 나 자신을 돌아보고 치유하는 시간으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


▶7개 코스 자드락길을 맛보세요

자드락길 1코스인 ‘작은 동산길’은 청풍면의 만남의 광장에서 시작된다. 작은 동산에 오르면 아기자기한 섬 같은 산과 호수의 수면이 닿는 선이 마치 그림 같은 길이다.

2코스인 ‘정방사길’은 솔숲과 길 옆으로 맑은 물소리에 이끌려 정방사로 올라가는 길이다. 금수산에 있는 천년 고찰 정방사는 절벽 아래 제비집처럼 자리잡고 있다. 그곳에서 청풍호 건너 펼쳐지는 월악산 영봉과 겹겹이 이어지는 산능선은 장관이다.

3코스 ‘얼음골생태길’은 돌다리와 나무다리가 정겹고, 외적 풍경보다 마음속을 들여다보며 사유가 깊어지는 길이다.

4코스 ‘녹색마을길’은 능강교에서 출발해 상천 산수유마을에 있는 용담폭포에 이르는 길인데, 걷다보면 따뜻한 고향의 정취가 느껴진다.

5코스 ‘옥순봉길’은 상천리 마을회관에서 옥순대교로 이어진다. 청풍호와 옥순봉의 절경이 마음의 휴식을 주는 길이다.

6코스 ‘괴곡성벽길’은 아직도 소와 함께 농사를 짓는 순수한 동네를 만날 수 있을 만큼 자연이 잘 보존돼 있는 길이다.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구불구불한 길은 자드락길의 백미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세 가구가 마을을 이루고 ‘다불리’는 충북의 하늘 아래 첫 동네다. 산 허리에 약간의 요기를 할 수 있는 휴식처도 있다. 계속 가다보면 사진 찍기 좋은 명소가 나오는데, 이 곳 또한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7코스 ‘약초길’은 산간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구간으로 향기로운 내음을 풍기는 약초를 직접 캐볼 수도 있다.


▶10월 11, 12일 자드락길 슬로우 걷기 행사

자신을 돌아보는 데 최적인 길을 갖춘 제천시는 (사)세계걷기본부(이사장 이만의)와 함께 12~13일 1박2일간 제2회 제천 세계슬로시티 걷기축제를 충북 유일의 슬로시티인 제천 수산면에서 개최한다.

전국에서 3000명의 걷기와 캠핑을 좋아하는 가족을 초청하는 행사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왕복관광 버스와 6인용 텐트 및 침낭과 매트리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식사는 참가자가 야영장에서 직접 만들어 먹어도 되고, 주최 측에 미리 신청하면 수산면 어머니들이 정성껏 만든 슬로푸드인 향토음식을 사먹을 수도 있다.

이번 행사는 첫날 자드락길 1코스를 걸은 후 제천에서 음악카페를 하고 있는 가수 홍민과 이용ㆍ강수지가 출연하고, ‘메기병장’ 이상운이 진행하는 ‘7080 힐링음악회’를 연다. 5년 전 제천의 청풍랜드 주변에 정착한 홍민은 이곳에서 포크송 공연을 무료로 3차례나 열었을 정도로 제천을 사랑하는 가수다. 음악회가 끝난 뒤에는 ‘송강 정철과 함께 걷는 관동별곡 8백리’의 저자인 정준 작가의 북콘서트도 이어진다. 둘째날에는 수산면의 아름다운 자드락길 7코스를 걷게 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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