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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비 잡는 괴물? 류현진, “무조건 이기는 피칭하겠다”...위기는 곧 기회
‘괴물’의 ‘가을 좀비’ 사냥이 성공할 수 있을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승제) 3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 2연패로 벼랑 끝에 놓인 팀을 이끌고 반격의 선봉에 선다.

류현진이 맞닥뜨린 현실은 매우 우울하다. 포스트시즌 진출팀 가운데 최강 원투펀치라는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세인트루이스와 1,2차전서 무너졌다. 3선발 류현진마저 고개를 숙인다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MLB닷컴은 “다저스가 류현진이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서 (월드시리즈행의) 기회를 살려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고 USA투데이는 “다저스는 루키 류현진이 조난 중인 팀을 구해줄 것을 의지해야 할 상황”이라며 류현진이 책임질 3차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류현진이 상대하게 된 세인트루이스는 단기전 최강자다. 2011년 이후 패할 경우 시리즈에서 탈락하는 이른바 엘리미네이션 경기에서 무려 8승1패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이 열리는 가을만 되면 ‘미친 경기력’을 보인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 ‘가을 좀비’. 좀비처럼 죽지 않고 살아나는 끈질긴 생명력과 ‘가을 DNA’로 상대를 무너뜨린다. 올해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디비전시리즈에서도 1승2패로 밀렸지만 적지에서 4차전을 승리한 후 홈에서 연승에 성공했다.

몇가지 수치들은 류현진의 호투를 기대해볼 만하게 한다. 류현진이 페넌트레이스에서 홈경기 성적(평균자책점 2.32)이 좋았고, 지난 8월 9일 세인트루이스와 원정경기서 한 번 맞붙었는데 7이닝 1실점(5피안타)으로 호투하며 시즌 11승째를 챙겼다. 게다가 세인트루이스는 좌완 투수를 상대로 팀 타율 0.238에 그칠 정도로 약하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곤 류현진이 처한 상황은 매우 힘겹다. 다저스는 두 에이스를 모두 소진하고도 2연패, 신인 류현진에 무거운 책임을 떠넘겼다. 팀 타선은 긴 침묵에 빠졌다. 1,2차전서 0.134의 빈타에 허덕였고 결정적인 순간엔 집중력 부족으로 물러났다. 류현진은 또 지난 7일 애틀랜타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서 호된 신고식을 했다. 3이닝 6안타 4실점으로 불안한 투구를 한 데다 수비 실수마저 겹쳐 현지 언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3차전서 맞대결할 상대 선발은 올시즌 19승(9패)을 기록한 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고 피츠버그와 디비전시리즈에서도 5차전 완투승을 포함해 2승을 거뒀다. 많은 지표들이 류현진에게 불리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악의 위기에서 영웅이 탄생하고 드라마가 만들어진다. 류현진이 이 모든 불리함을 딛고 다저스를 기사회생시킨다면 가을잔치의 주인공이자 전국구 스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의 배터리 파트너 A.J. 엘리스는 “나는 류현진이 3차전서 진짜 잘 던 질 것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한편 류현진은 14일 열린 공식기자회견서 “무조건 이기는 피칭을 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류현진은 “디비전시리즈 등판 때는 물론이고 정규시즌 때도 초반에 점수 많이 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엔 3회 이전에는 전혀 점수를 안 준다는 각오로 던지겠다”며 “5, 6월보다 오히려 힘이 더 생긴 것같다. 만약 내가 구원등판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기꺼이 나서 팀이 이기는데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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