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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바이코리아 열풍, 뒷면 부작용도 잘 살펴야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 열풍이 대단하다. 지난 8월 말 이후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17일까지 무려 3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이로써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외국인들이 몰려들면서 세운 34일 순매수 기록을 넘어섰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들이 사들인 주식은 12조원에 이른다. 그 바람에 코스피지수도 장중 2050선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에 도달할 정도로 강세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사고 있는 것은 ‘한국시장에 대한 재평가’로 볼 수 있다. 탄탄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바탕으로 양호한 펀드멘털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기업의 가치는 낮게 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시작한 8월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설이 고조되던 시기다. 이 때문에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 대한 경제위기 우려가 높아지면서 외국 자본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그 돈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한국시장으로 몰려오는 것이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인다고 하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그런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계속 밀려드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를 좋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외국인들 매수가 양(量)뿐 아니라 질(質)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 현상이다. 통상 외국인들의 주식투자 패턴은 시가 총액 상위 종목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는 업종군으로 관심이 확산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더 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 투자회사들은 주요 기관 미팅 등을 통해 한국 시장 투자확대를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더 많은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외화의 유입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당장 외환시장에 달러가 늘어나면 원화강세 압박을 받게 된다. 원화가치의 상승은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에 결정적 타격을 주게 마련이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이고 있으며 1050원 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빠르게 들어온 돈은 퇴장 속도도 빠르다. 시장의 조그마한 변동성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게 핫머니의 생리다. 갑작스런 상황 변화로 사들인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 충격은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 자본 유출입 변화 등 금융시장 동향을 세밀히 관찰하고 긴장의 끈을 더 단단히 조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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