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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PGA ‘부활샷 ’…제주서 꽃피운다
대회 줄고 팬 외면 KPGA…김태훈·송영한 등 스타탄생 인기 회복세…시즌 마지막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 시선집중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도 아니건만, 꿈틀대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부활의 청신호, 기분 좋은 예감들이 한국 남자프로골프에서 감지되고 있다. 위기의 남자 프로골프가 올 시즌 뼈를 깎는 노력 속에 희망의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는 우울하게 2013 시즌을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협회 집행부가 갈등하는 내홍을 겪는 사이 KPGA의 스타들이 해외로 떠났고 빈자리를 채울 새 얼굴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회 수도 급감했다. 23개 대회가 치러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절반도 안 되는 11개 대회만이 스폰서를 확정한 채 시즌을 시작했다.

KLPGA 상금은 33억원이 늘어난 170억원으로 역대 최대규모를 자랑한 반면, KPGA 코리안투어는 지난해보다 5개 대회가 줄고 상금은 27억원이나 감소한 103억원이었다. 남녀 프로골프의 인기 현 주소가 그대로 반영됐다.

위기감이 느껴졌다. 남 탓하기 전에 협회부터, 선수들부터 바뀌어야 했다. ‘다시 뛰는 KPGA’ ‘다이내믹 코리안 투어(Dynamic Korean Tour)’ 2개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재도약을 다짐했다. 프로암 동반자에게 감사카드 작성, 챔피언과 갤러리의 ‘해피 라운드’, 팬사인회 등으로 골프팬들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부활의 기미는 조금씩 느껴졌다. 보성CC클래식과 솔라시도 파인비치오픈이 올해 처음 개최됐고 국내에서 가장 오래 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대회 KPGA선수권은 숙제였던 스폰서 문제를 해결했다. 동촌컨트리클럽이 5년간 후원을 약속한 것이다. 최근엔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이 신설돼 KPGA 흥행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새로운 스타 탄생도 인기 불씨를 지폈다. 김태훈(28)이 보성CC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골프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호쾌한 장타가 특기인 데다 준수한 외모까지 겸비해 ‘대세남’이라는 기분 좋은 닉네임까지 얻었다. 한국오픈에서 김태훈과 동반라운드 한 ‘황태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김태훈은 조금만 더 다듬으면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대상포인트 3위(3085점)로 마지막 대회서 역전, 대상 수상을 노리고 있다.

신인왕 포인트 643.00점으로 사실상 신인왕을 예약한 송영한(22·핑) 역시 빼어난 실력뿐 아니라 곱상한 외모와 스타성을 갖췄다.

베테랑 프로골퍼 강욱순(47·타이틀리스트) KPGA 부회장은 “예전엔 프로 선수들이 자기 경기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남자골프를 살리기 위해 하나가 됐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장서서 팬들에게 다가갔다”며 “프로암이 끝날 때마다 스폰서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이렇게 많이 받은 적이 없었다. 나조차 놀랐다”고 했다.

스타가 탄생하고 선수들이 변화하고 갤러리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자 남자골프를 외면했던 스폰서들도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KPGA 관계자는 “아직 내년 대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보다 3~4개 대회가 증가할 것은 확실하다. 또 스폰서가 없는 젊고 잠재성 있는 선수들을 후원하겠다는 대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장 수치로 나타나는 건 없지만 남자골프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다시 뛰는 KPGA. 한국 남자 골프가 일보 후퇴 뒤 더 큰 걸음을 내딛고 부활의 찬가를 울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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