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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리 신화’ 시작된 헤럴드 골프대회, 이번엔 누가?
1992년 9월. 한국 골프계에 커다란 ‘사건’이 일어났다. 국내 프로골프대회 사상 처음으로 중학생 선수가 쟁쟁한 프로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대회 정상에 오른 건 이전에도 5차례 있었지만 모두 고교생 이상이었다. 미소년 같은 얼굴로 덤덤하게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 여중생은 훗날 한국 골프, 아니 세계 여자프로골프를 뒤흔든 ‘레전드’가 됐다.

주인공은 바로 ‘골프여왕’ 박세리(36·KDB금융). 신화 탄생의 무대는 헤럴드경제 전신인 내외경제가 주최한 제4회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 골프대회였다. 1989년 막이 오른 라일앤스코트오픈은 1,2회 대회에서는 당대 최고 선수인 고우순이 2년 연속 우승했고 3회 대회에서는 19세의 아마추어 신소라가 우승해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는 서막에 불과했다.

1992년 9월26일 관악CC 구코스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대전 갈마중학교 3학년생인 박세리가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1언더파 143타를 기록,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2관왕이었던 여자골프 간판스타 원재숙과 동타를 이뤘다. 17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박세리는 80cm 버디퍼트를 깔끔하게 마무리한 반면 원재숙은 1.5m 버디 퍼트를 놓치며 까마득한 후배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당시 내외경제가 “지난 8월 일본 LPGA 프로테스트에 1위로 합격해 기대를 걸었던 원재숙이 막판 뒤집기에 실패, 프로 데뷔 후 최대 수모를 겪었다”고 보도하는 등 모든 언론과 골프계가 여중생 신데렐라 탄생에 충격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박세리 신화’의 시작이었다. 


박세리는 이듬해 열린 5회 라일앤스코트오픈에서 또 한 번 연장까지 가며 2연패를 노렸지만 이번엔 강미숙 프로에게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박세리는 라일앤스코트오픈 우승을 신호탄으로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대회에서 6승을 챙기며 국내 골프를 평정했고 1998년 LPGA 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국민 프로골퍼’ 박세리의 드라마는 장엄했다. 박세리는 언젠가 인터뷰에서 내외경제 라일앤스코트오픈 우승을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으로 손꼽기도 했다.

헤럴드경제가 남자 프로골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올해 첫 신설한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에는 ‘제2의 박세리’를 꿈꾸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21년 전 헤럴드 대회에서 박세리가 신화 탄생을 알린 것처럼 오는 29일 제주 롯데스카이힐CC에서 개막되는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골프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 눈길을 끄는 선수는 김태훈(28)과 송영한(22·핑)이다. ‘꽃미남‘ 실력파 골퍼로 올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들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다. 보성CC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김태훈은 상금왕은 멀어졌지만 대상포인트에선 3위(3085점)에 올라 시즌 최종전인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1위 류현우(3485점)를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 국가대표상비군 출신 송영한은 동촌CC KPGA선수권 공동 6위 등 올시즌 10개 대회에서 4차례 톱10에 오르며 사실상 신인왕을 예약했다. 정교한 아이언샷(그린적중률 5위·76.9%)이 장기다.


이밖에 이 대회 우승으로 슬럼프에서 탈출하겠다는 대표 장타자 김대현(25·하이트진로), 매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지만 올시즌 무관에 그친 김대섭(32·우리투자증권), ‘만년 2인자’ 꼬리표를 떼내겠다는 박상현(30·메리츠금융), 5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허인회(26) 등이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편 시즌 상금왕과 대상수상자, 최저타수 수상자가 모두 결정되는 이번 대회는 J골프가 대회가 열리는 나흘동안 매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생중계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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