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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4부 자연과 사람<23>장인경·김순자씨 부부 “귀농 10년 유기농 올인…‘아미산 약사과’ 결실” (사진 있음)

  • 기사입력 2013-11-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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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부터 제 2차 귀농 붐이 일면서 베이비부머(55~63년생 758만여 명)를 중심으로 새로운 인생2막의 터전으로 농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친환경 유기농 작물 재배에 뛰어든다. 하지만 친환경 유기농 농사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안 된다’는 게 통상적인 인식이다. 그래서 역경을 헤쳐 나가는 열정과 고집, 돈도 벌어야겠지만 소비자에게 건강을 우선 선물하겠다는 신실한 농심(農心)이 먼저 요구된다.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풍암리 아미산(961m) 중턱 고랭지에서 유기농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장인경(66)·김순자(64)씨 부부가 바로 이런 사람이다.

늦가을 단풍이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던 11월 3일, 집사람과 함께 그리 멀지 않은 아미산 사과농장을 찾았다(필자가 지난 2010년 10월 강원도 홍천으로 귀농한 뒤 알게 된 분들인데, 실제로 사과농장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과농장에 들어서니 ‘미인의 눈썹을 닮은 아름다운 산’ 아미산의 청정한 기운이 마음과 몸을 어루만져 준다. 가만히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한껏 힐링(healing·치유)이 된다. 농장 뒷길은 바로 아미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이기도 하다.

멀리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청정한 아미산의 능선이 펼쳐진다. 아미산 중턱(해발 500m) 남향에 자리 잡은 아미산 약사과 농장은 좁은 시골길(폭 3m)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군립공원 아미산은 바위가 거의 없는 육산(흙산)이면서도 산세가 당당하다. 정상 부근에는 바위 3개가 마치 ‘山’자처럼 우뚝 솟아 있어 삼형제봉이라 부른다. 매년 늦가을이 되면 형형색색 물든 각종 활엽수의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장 씨 부부는 남편의 직장 정년 직후인 2004년에 이곳 아미산 중턱에 청정 농장 터와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후 줄곧 돈이 안 된다는 유기농에 매달려왔는데, 6600㎡(2000평) 규모의 사과밭은 심은 지 올해로 6년이 지나 이제 본격적인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전체 농장 규모는 1만9800㎡(6000평)에 달한다. 사과 외에 다래(1000㎡·300평)도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또 고추와 토마토, 배추, 무 등 각종 야채류도 함께 짓고 있다. 1000㎡(300평)규모의 하우스 농사도 병행한다.

이런 청정 고랭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라면 그 맛이 각별할 터인데, 여기에 더해 10년의 세월동안 마음과 정성을 다해 유기농으로 지어왔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부인 김 씨는 남편 장씨를 ‘천연 기념물’이라고 부른다. 이민 간 친구가 30년 만에 만나 남편을 처음 보더니 “너는 천연 기념물을 만났구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모 대학에서 조경 업무를 담당했던 남편 장 씨는 시골 생활하러 이곳에 와서는 유기농에 올인했다. 상지대와 강원도농업기술원, 홍천군농업기술센터, 유기농협회 등을 돌며 열심히 유기농 농사법을 보고 배웠다.

이런 남편에게 부인 김 씨는 처음에는 “유기농 과일은 모두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 장씨는 “사과 꽃만 봐도 된다”며 고집스럽게 밀고 나갔다. 이런 남편에게 결국 부인 김 씨도 팔을 걷어 부치고 함께 유기농 농사에 온갖 정성을 다했다. 이런 유기농 사랑은 아마도 신실한 기독교인인 장 씨 부부의 신앙관에서 기인한 듯하다.

강원도 첩첩 산골로 들어온 지 10년째인 장 씨 부부가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 낸 유기농 아미산 약사과 박스를 안고서 활짝 웃고 있다.

매우 소담한 장 씨 부부의 농가에 들어서면 방과 거실 벽면에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등 성경의 구절을 담은 액자들이 눈에 띈다. 만약 유기농 농사에 뛰어들려고 한다면, 장 씨 부부처럼 세속적인 욕심은 많이 내려놓아야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고생 끝에 결실을 맺은 사과와 다래, 고추 등 유기농산물에 대한 장 씨 부부의 자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남편 장 씨는 늘 “우리 사과는 보통 사과가 아니라 바로 약 사과”라고 자랑한다. 나무 아래서 온종일 풀을 매고 정성으로 키운 사과가 올해는 더 많이 달리고, 더욱 붉고 맛있게 익었다. 장 씨 부부는 사과를 사는 고객들에게 “보약사과 드시고 더 건강하시고 더 많이 행복하세요”라는 사랑의 인사말을 잊지 않는다.

이렇게 정성껏 키운 사과를 부인 김씨가 “맛 좀 보라”며 내놓는다.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하고 아삭아삭한 육질이 청정 고랭지의 유기농 사과라는 게 바로 이런 맛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올 들어 본격적으로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등 이제는 지난 10년간의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는가 싶더니만, 남편 장 씨가 덜컥 큰 병에 걸린 것이다.

바로 위암 이었다. 이는 장 씨 부부에게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위암 초기라는 것. 남편 장 씨는 얼마 전 수술을 받고 회복중인데, 또 수술을 받아야 한단다. 큰 우환을 맞아서도 장 씨 부부는 여전히 밝고 건강한 웃음을 잃지 않는다. 지금도 종일 농장을 돌보느라 애쓰고 있다.

아미산 약사과는 사과나무 밑에 은박지를 까는 등 인위적인 방법은 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햇살을 받아 익도록 내버려둔다. 다만, 유기농 사과이기에 사과 껍질과 이파리의 병해충 방지를 위해 친환경 유기농 자재인 천연 석회보르도액을 뿌려준다. 부인 김 씨는 “사과를 물에 씻어서 그냥 껍질 째 먹으면 된다”고 말한다. 

포장된 아미산 약사과. 택배비 포함 5kg들이 한 박스에 5만원에 판매된다.

장 씨 부부는 올해 마지막 수확한 사과(부사)를 팔아 향후 병원비와 요양비로 쓸 요량이다. 하지만 장 씨 부부는 인터넷을 다룰 줄도, 스스로 홍보할 줄도 모른다. 그저 아름아름 지인들을 대상으로 구전효과를 통해 농산물을 팔고 있을 뿐 이다.

아미산 약사과는 그 맛을 보기도 쉽지 않다. 주문하려 해도 농장이 워낙 깊은 산중에 위치해 있어 핸드폰(010-4751-0770)이 잘 걸리지 않는다. 유선 전화(033-433-2268) 역시 장 씨 부부가 종일 밖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저녁 이후라야 연결이 된다.

유기농 10년 외길을 고집해온 장 씨 부부가 자신들의 건강을 희생하면서까지 애지중지 키워 낸 아미산 약사과나무들이 그 열매를 주렁주렁 내어 소비자에게는 건강과 맛을 선물하고, 그 결과 다시 자기 주인에게 건강 회복을 선물하는 효자 사과나무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본다. (전원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인터넷팀5기자@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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