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국인 정서 스페인과 흡사…관객 문화수준도 매우 높아”
2년만에 내한‘ 스페인 플라멩코 발레단’나하로 감독
“브라보.”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BNE)이 2년만의 내한 무대를 펼친 6일 역삼동 LG아트센터 객석에서 어김없이 탄성이 터져나왔다. 2011년 첫 내한 무대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한 발레단의 정열적인 춤 사위는 2년을 기다린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앞서 만난 안토니오 나하로(38·사진) BNE 예술감독은 “그동안의 변화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왔다. 아시아인들이 스페인하면 떠올리는 플라멩고 위주로 좀 더 이해하기 쉬운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프로그램은 우리의 소리를 연상케 하는 안달루시아의 독특한 가락과 전통 플라멩고를 보여주는 ‘그리또’, 나하로가 안무한 보다 현대적인 ‘스위트 세비야’ 등 둘로 이뤄져 있다. 나하로가 예술감독 취임 후 처음 안무를 맡은 ‘스위트 세비야’는 세비야 지역의 전통 축제에서 볼 수 있는 플라멩코, 볼레로, 판당고, 에스쿠엘라 볼레라 등 민속춤 4가지가 9개 안무로 표현된다. 나하로 감독은 “지역의 부활절 행사에 초점을 뒀지만 의상, 안무, 해석은 굉장히 현대적이다”고 설명을 곁들였다.


클레식 발레 슈즈를 신고 추는 1인 독무의 에스쿠엘라 볼레라, 치렁치렁한 주름이 달린 치마와 큰 망토를 걸친 여성 무용수와 캐스터네츠를 두드리는 남성 무용수의 2인무의 볼레로는 애조 띤 음악과 함께 우아하게 펼쳐진다. 남성 군무의 현란한 발구르기와 절제되면서도 힘있는 동작, 부채와 캐스터네츠를 박자에 딱 맞춰 펴고 두들기는 여성 군무의 화려함은 기타와 까혼(스페인 전통 타악기), 플룻으로 구성된 연주단의 빠른 템포 음악과 함께 관객의 눈귀를 붙는다.

나하로 감독은 “(한국 관객이)문화를 영혼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2011년 때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특히 플라멩고 마니아층이 있는 걸 보고 놀라웠다. 보통 극장에 춤을 보러 오는 것도 드문데, 한국의 문화적 수준은 높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특히 “홍콩, 베이징, 대만, 도쿄, 나고야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많이 공연해 봤는데, 한국인의 성격과 정서가 스페인과 가장 흡사한 거 같다”면서 “열린 마음이면서도 존경심을 갖추고 일처리도 빠르고 가장 완벽한 성격이다”고 동질감을 표시했다.

2011년 9월에 젊은 나이에 예술감독에 오른 나하로 감독은 피겨 스케이팅 안무로도 이름을 떨쳤다. 2010년 7월 김연아 선수의 아이스쇼 ‘올 댓 스케이트 섬머’에서 미국 남자 싱글 제리 에봇이 선보인 탱고 안무 ‘비에호스 아이레스’가 그의 작품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프랑스 아이스 댄싱 대표팀 마리나 아니시나와 그웬델 페제라가 그가 안무한 ‘플라멩고’로 금메달을 땄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