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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마 사행성 인식 사라졌으면…”
여성기수 첫 100승…경마 여통령 김혜선
“경마에 대한 잘못된 인식 바꾸고 싶어요.”

‘경마 여자 대통령’ 김혜선(25·서울경마공원·사진)은 ‘편견 브레이커’다. 남자 기수들을 능가하는 기승술과 파워, 성실함과 근성으로 여성 기수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차례로 깨뜨렸다. 그 결과 여성 기수 최초로 100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런 그가 이번엔 다른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나선다. 바로 경마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다.

김혜선이 지난 2일 서울경마공원 제2경주에서 한국 여성 기수 최초로 100승을 달성했다. ‘딕시바니’에 기승한 김혜선은 초반 선행 후 막강한 뒷심을 발휘하며 버티기에 성공, 쟁쟁한 우승후보마로 여겨졌던 경주마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부상 여파로 스스로 몸상태가 100%가 아니었다고 했지만 여세를 몰아 이날 7경주에서도 우승하며 현재 101승을 기록 중이다.

김혜선의 별명은 ‘경마 여자 대통령’. 2009년 기수로 데뷔해 지난 3월 여자 기수 최다승 기록(90승·이신영) 경신은 물론이고 꿈의 통산 100승까지 달성하며 한국경마의 역사를 다시 썼다. 사실 100승 기록은 이미 넘어서야 할 기록이었다. 올해 4월 갑작스러운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6개월간 치료를 받는 바람에 시기가 늦춰졌다.


여자 기수들은 남자 기수들과 달리 섬세해서 말과 소통이 잘되는 장점이 있다. 요가 수련으로 몸이 유연해 말에 부담도 적다. 마사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마주들이 여자 기수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김혜선의 활약으로 요즘은 달라졌다. 능력을 많이 인정해준다”고 말했다.

김혜선은 주말마다 평균 14차례 말에 오른다. 한번 뛸 때마다 체중이 200~300g 정도 빠지지만 적게는 7마리, 많게는 14마리가 펼치는 경쟁이 짜릿하기만 하다. 막내딸이 사고라도 날까 싶어 어머니는 지금껏 경마장을 단 한번도 찾지 않았다고 한다. 반대했던 아버지는 이제 든든한 응원군이 됐다. “경마는 남녀 구분이 없어요. 남자 기수와 똑같은 조건에서 말을 타죠. 직선 주로를 달릴 때 파워 면에서 남자 기수보다 부족한 게 있어서 개인 체력 훈련을 많이 합니다.”

김혜선의 다음 꿈은 국내에서 경마의 입지가 바로 세우는 것이다. 김혜선은 “사람들이 말의 생산적인 면이나 얼마나 치열하게 돌아가는지를 잘 몰라서 경마를 더 도박으로 여기는 듯하다. 보안 유지 때문에 오해 받는 부분이 아쉽다”라고 말한 뒤 “두바이 여성기수 초청경주에서 잘해서 경마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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