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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데이터> “제2의 우즈 · 브리또를 찾습니다”
프로야구 내년부터 3인 용병시대…타자 영입 놓고 고민하는 구단들
용병 3명땐 전원 같은 포지션 불가
반드시 타자 1명 이상 보유해야

타이론 우즈 스타일 거포 절실하지만
국내무대서 뛸 선수 찾기 힘들어
브리또 같은 수비형 선수 영입할수도


일본 프로야구는 올해 ‘발렌틴 바람’에 들썩였다. 네덜란드 출신의 거포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아시아 최초로 60홈런 고지에 오르는 괴력을 발휘했다. 오 사다하루(1964년)가 보유한 일본 최다홈런(55개), 이승엽(2003년)이 갖고 있는 아시아 최다홈런(56개) 기록도 가뿐히 넘어섰다. 발렌틴이 가져온 새 바람은 일본 프로야구 흥행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제 한국도 ‘제2의 발렌틴’을 꿈꾸는 용병 타자들이 몰려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로야구 각 팀당 외국인 선수 수가 2014 시즌부터 현재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10개 구단 단장들은 지난 5일 2014년도 외국인 용병 보유수 확대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9구단 NC와 10구단 KT를 제외한 8개 구단은 내년부터 외국인 선수를 3명 등록할 수 있다. NC와 KT(2015년 1군 진입)는 4명 보유하되 최대 3명 출전시킬 수 있다. 외국인선수 3인 보유제는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구성은 ‘2+1’이 대세다. 3명 전원을 같은 포지션으로 뽑을 수 없도록 했다. 2년 연속 전원 투수로 용병 쿼터를 채웠던 각 팀들은 내년부터는 ‘투수 2명+야수 1명’으로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로또형=1998년 용병제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으며 성공한 타자는 ‘흑곰’ 타이론 우즈(전 두산)와 클리프 브룸바(전 현대·히어로즈), 카림 가르시아(전 롯데ㆍ한화)다. 모두 뛰어난 거포들이다.

특히 1998년부터 5년간 두산에서 뛴 우즈는 통산 홈런 174개, 510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올스타전 MVP를 모두 싹쓸이했고 이승엽과 불꽃튀는 홈런 경쟁을 벌여 프로야구 흥행에 일조했다. 이들의 성공 뒤에는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지도자들이 있었다. 김인식, 김재박,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다. 최고의 스윙을 찾기까지 벤치에서 조급증을 내지 않았고 이들은 적응시간을 거친 후 홈런레이스를 주도했다.

용병 확대로 많은 팬들은 벌써부터 ‘제2의 우즈’를 기다린다. 홈런 30~40개 정도 거뜬히 때려주는 거포를 마다하는 감독은 없다. 하지만 한국야구 수준이 높아졌다.

투고 현상이 뚜렷해진 국내 야구에서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는 용병타자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찾을 확률은 낮지만 제대로만 터지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이때문에 많은 구단들이 일본 쪽 인맥을 동원해 일본의 현미경야구를 경험한 검증된 거포를 찾고 있다.

하지만 일본야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국의 에이스급 투수들의 수준이 일본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 일본야구를 경험했다고 해서 한국에서 성공을 보장하긴 어렵다. 일본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면 한국에서 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실속형=최근 2년간 전원 투수로 외국인 선수를 뽑은 이유도 출중한 거포 자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2명의 빠듯한 쿼터에서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타자를 선택하느니 투수로만 안고 가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용병 쿼터에 여유가 생기면서 다시 장타자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좋은 거포를 찾기란 여전히 어렵다.

발빠른 구단들은 이미 거포형을 포기하고 ’실속형 용병‘ 물색에 나섰다. ‘용병 타자는 외야수 또는 지명타자’라는 공식도 깨졌다. 내야수비가 되는 빠른 선수, 2할8푼대 타율에 홈런 10개 이상 칠 수 있는 선수들로 눈높이를 조금 낮추면 알짜배기 전력으로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좋은 모델은 2002년 삼성의 우승에 공헌한 용병 유격수 틸슨 브리또다. 브리또는 유격수와 2루수, 3루수 등 내야 보직을 두루 소화하는 데다 6시즌 동안 평균 2할9푼2리의 타율, 홈런 112개로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이에따라 몇몇 팀들은 브리또처럼 안정된 수비력과 내실을 갖춘 중장거리형 타자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타자들이 어떤 색깔로 프로야구를 수놓을지 기대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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