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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엔지니어링 구원투수’ 삼성중공업
엔지니어링 해양사업 진출 2년째
수주실적 한건도 없어 고사 위기

삼성重 해양플랜트사업 협력강화
엔지니어링 합작회사 설립 이어
수주 · 제작 컨소시엄 강화 나서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의 구원 투수로 나선다. 분야는 해양플랜트다. 엔지니어링이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해양플랜트 진출을 선언한지 2년 째지만 단 한건의 수주도 따내지 못하며 고사 상태를 면치 못해서다. 엔지니어링은 해양 분야의 높은 장벽을 중공업을 통해 뚫고, 중공업은 기존에 외부 해외 업체에 주로 맡기던 탑사이드(top side) 제작을 엔지니어링에 맡기며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11일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엔지니어링과 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사업 분야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미 두 회사는 지난 해 영국의 엔지니어링업체인 에이맥(AMEC)과 해양엔지니어링 합작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이제 설계 단계를 넘어서 수주 및 제작 단계에서도 컨소시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드릴십 등 다양한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며 세계 오일메이저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은 중공업이 수주에 나서고 선체(hull side)를 제작하면 엔지니어링이 탑사이드(topside)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고위 관계자는 “설계 분야에 이어 실제 제작 단계에서도 양사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현재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며 “아직 컨소시엄이나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수주가 이뤄지면 이런 구체적인 작업도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양사의 시너지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삼성중공업이 엔지니어링의 구원 투수로 나선 셈이다. 엔지니어링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난 해 해양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작년 1월 해양플랜트 모듈 제작 전문업체인 성진지오텍의 지분 10%를 인수하며 해양플랜트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이후 합작 설계회사를 세우고 이탈리아 엔지니어링업체 사이펨(Saipem) 아태지역 총괄을 지낸 미쉘 레네를 부사장을 영입했다. 올해 초에는 기존 오프쇼어사업부를 ‘사업 본부’로 규모를 키웠다. “부유식원유생산및저장설비(FPSO), 부유식액화천연가스설비(FLNG), 고정식플랫폼 영역의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 엔지니어링의 초기 포부였다.

하지만 해양분야의 벽은 높았다. 합작 회사를 설립하고 해외 인력을 영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제껏 단 한건의 수주도 따내지 못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 쪽 분야가 워낙 장벽이 높다. 발주사인 오일메이저 업체들은 이전 실적을 보고 업체의 신뢰도를 판단한다. (해양 분야의) 신생 업체인 엔지니어링이 사업을 확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기는 등 회사 상황이 악화되자 홀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엔지니어링이 오프쇼어사업본부를 폐지하고 해양플랜트사업을 접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양사업을 접는 것은 아니다.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온쇼어(on shore)에 집중하고 해양플랜트쪽은 속도를 늦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엔지니어링은 이외에도 강도 높은 조직 개편 및 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2월 초순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인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4~5명의 일부 고위 임원에 대한 경질설도 이미 돌고 있다. 엔지니어링 측은 “책임경영으로 인한 인사조치가 연말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엔지니어링의 혁신 작업을 위해 경영혁신 전문가로 꼽히는 삼성전자 정진동(52) 전무를 비롯한 20여명의 삼성전자 경영혁신팀 인력을 지난 달 ‘경영선진화태스크포스(TF)팀’으로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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